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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개설 10분만에 끝” vs “이자, 음원-포인트로도 지급”

입력 | 2016-07-07 03:00:00

출범 앞둔 인터넷전문은행 핵심 전략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안에 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조기 안착을 위한 규제 완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과의 차별화를 위해 간편송금, 비(非)현금 이자,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사옥에서 열린 ‘2차 인터넷전문은행 점검 현장간담회’에서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와 안효조 K뱅크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요 사업모델을 발표했다. K뱅크는 올해 8∼9월, 카카오뱅크는 11∼12월 본인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각각 올해 말과 내년 초면 영업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계좌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돈을 보낼 수 있는 간편송금을 기본적인 송금 방식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이미 계좌번호를 이용해 돈을 보내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우리가 문을 여는 내년 초쯤에는 많은 고객이 간편송금도 안전한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금은 기본적으로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또 예금 이자는 현금뿐만 아니라 음원·게임 사이트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 형태로 받을 수 있다. 윤 대표는 “핀테크의 가장 큰 특징이 경계의 종말”이라며 “이자는 항상 현금으로 받았던 고정관념을 깨고 ‘내 맘대로 선택하는 이자’라는 콘셉트의 통장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가령 이자가 2만 원이라면 이 중 1만 원은 현금으로 받고 나머지 금액은 멜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권으로 받을 수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신용평가 시스템 ‘카카오 스코어링’을 통해 중간 신용등급(4∼7등급) 대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중금리 대출상품도 내놓는다.

K뱅크는 비대면(非對面) 방식으로 계좌를 만드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10분 안팎으로 줄인다. 안 대표는 “은행 창구에 가면 계좌 하나를 새로 만드는 데 30∼40분 정도 걸린다”며 “모바일을 기반으로 고객의 시간 낭비를 없애고 은행 서비스를 100% ‘비대면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간편송금은 휴대전화 번호, e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기반으로 이뤄지게 된다.

K뱅크는 또 통신사의 데이터베이스(DB) 등을 활용해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을 구축해 5∼6%대의 중금리 대출상품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신서비스 카드 보험 증권 편의점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포인트로 ‘디지털 이자’를 주는 예금상품도 출시한다. 일반 보통예금과 정기 예·적금 등 다양한 상품의 특성을 융합해 고객에게 더 많은 금리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하루빨리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임 위원장은 “본인가 이전이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산시스템을 한국은행 지급결제망 등과 사전에 충분히 테스트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이 하려는 카드업 금융투자업 등 겸영 업무도 전산설비나 직원채용 등의 준비가 됐다면 굳이 예비인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본인가를 신청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또 산업자본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소유 한도를 50%로 확대하는 내용의 은행법 개정안을 20대 국회에서 최선을 다해 통과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