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새만금 산업단지에 농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시킨 대규모 스마트팜(smart farm) 단지를 세운다. ICT 서비스 기업인 LG CNS 주도로 빅데이터를 통해 최적의 생육환경을 찾아내는 스마트팜 연구개발(R&D) 센터부터 재배시설, 가공 및 유통시설까지 3800억 원을 투자하는 수출형 미래 먹거리 산업의 활로를 뚫겠다는 의미 있는 시도다. ‘창조 농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만들 시금석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국농민회총연맹은 ‘대기업의 농업 진출을 막겠다’며 어제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앞에서 LG의 스마트팜 진출 반대를 외치는 시대착오적 모습을 보였다. 농업과 ICT 융합은 세계적 추세다. 네덜란드가 세계 2위 농업 수출국으로 성장한 비결이 바로 스마트팜이다. 전체 인구 중 2.5%에 불과한 농업인구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책임진다. 일본도 최근 기업의 농지 소유를 자유화하는 파격적인 규제 철폐에 나서는 등 ‘농업 보호주의’에서 벗어나고 있다.
전농이 ‘농민 생존권’을 외치며 반대하는 것은 2000년대 초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에 결사반대했던 것을 연상케 한다. 당시 농민들은 FTA를 맺으면 포도농가가 다 망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LG 측은 이번 사업의 목적이 ICT를 접목해 개발한 설비를 시장에 보급하는 것이라고 했다. 스마트팜 생산 작물은 모두 수출하며 해외투자자도 국내 농작물 판매는 금하는 조건까지 걸고 계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