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고급 외제차 싸게 살 수 있다” 수십억 사기친 30대男 결국…

입력 | 2016-07-07 19:25:00


고급 외제차를 싸게 살 수 있다고 속여 피해자 40여 명으로부터 수십억 원을 가로챈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014년 초 피의자 노모 씨(39)는 주변 지인들을 대상으로 사기계획을 세웠다. “외제차 매장에 아는 사람이 있어 20~3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며 설득했다. 실제로는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자비를 들여 할인된 것처럼 위장했다. 하나하나 늘어난 고객들은 50여 명이 됐다. 이들은 약속대로 할인된 가격에 노 씨로부터 차를 받았다. 사람들은 노 씨를 믿었고 지인들에게 노 씨를 소개했다.

●신뢰 얻은 뒤 드러낸 ‘마수’

차를 구매한 사람들의 입을 타고 노 씨의 소식은 퍼졌다. 지난해 5월 38명이 노 씨를 찾았다. 노 씨는 “현금으로 차를 사면 할인이 되니 돈을 보내 달라”며 “차량 취득 및 등록세도 내가 내겠다”고 했다. 차가 나오기까지 2달 정도 시간이 걸린다는 식으로 재촉하는 사람들을 설득했다. 노 씨는 이들에게 받은 현금과 출고된 차를 팔아 27억 여 원을 가로챘다.

노 씨는 다른 사람들의 명의로 차를 할부로 구입한 뒤 되팔기도 했다. 새 차를 중고차로 팔 경우 쉽게 돈을 벌 수 있다며 명의를 빌려달라고 했다. 그렇게 10명의 명의를 빌린 뒤 노 씨는 차량 대금을 그들에게 떠넘겼다. 출고된 차는 노 씨가 중간에 가로채 팔아 5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자신들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피해자들이 노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노 씨는 경찰의 출석 요구도 불응하고 잠적했다. 2014년 초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불어난 피해자는 48명, 피해금액은 32억 여 원에 달했다.

●피해자 중에는 전직 국가대표축구선수도

피해자 48명 중에는 K리그 소속 프로축구 선수 10명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에는 전직 국가대표 출신도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노 씨는 스크린 골프 동호회에서 친분을 쌓은 아마추어 축구 선수의 소개로 프로축구 선수들을 만났다.

7일 서울 종암경찰서는 노모 씨(39)를 사기 혐의로 지난달 29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드러난 혐의 외에 다른 경찰서에 접수된 사건들이 있어 피해자와 피해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혁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