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8조1000억 깜짝 실적
삼성전자가 2분기(4∼6월)에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영업이익은 8조1000억 원, 매출은 50조 원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당초 영업이익이 7조5000억 원대에 머물 것이란 국내 증권업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이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을 8조 원 이상 낸 것은 8조4887억 원이던 2014년 1분기(1∼3월) 이후 9개 분기 만이다. 2014년 3분기(7∼9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5’의 판매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4조605억 원으로 추락한 뒤 반등을 위해 사력을 다했던 삼성전자로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 글로벌 2600만명의 선택… ‘갤S7’의 힘 ▼
○ 모바일, 소비자가전 ‘굿(GOOD)’, 부품은 선방
갤럭시 S7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26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 S7은 전작 갤럭시 S6와 비교해 디자인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방수 및 방진 기능과 메모리 슬롯이 부활하는 등 소비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완성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삼성전자는 사업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스마트폰을 만드는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이 4조1000억∼4조3000억 원대인 것으로 예상했다. 이 부문 영업이익이 4조 원을 넘어선 것은 2년 만이다.
부품 부문의 경우 1분기와 비슷한 2조 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경쟁력을 앞세운 3차원(3D) 낸드플래시가 잘 팔린 데다 D램도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2700억 원 적자를 냈던 디스플레이도 2분기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 3분기 전망은 ‘안갯속’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이익 3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갤럭시 S7 효과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데다 9월 애플이 ‘아이폰’ 차기작을 내놓으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차기작이 나오기 전인 8월 초 갤럭시노트7(가칭)을 공개해 프리미엄 시장 수요를 초반에 빼앗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성공할지에 하반기 실적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 철강, 인터넷 업계도 ‘맑음’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2분기 총 2조1200억 원대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1분기 영업이익(총 1조8540억 원)에 비해 약 14% 증가한 수치다.
철강업계 하반기 실적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757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4%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업계 실적도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네이버, 카카오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2639억 원, 441억 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업계는 국내시장에서 선전했지만 해외 시장에서 주춤해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이은택·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