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타당성 조사 완료… 8일 발표 朴대통령 “地力 약해지면 새흙으로” 美업체 ‘예쁜 쥐덫’ 혁신사례 언급 일각 “실패사례를 잘못 인용” 지적
강원도의 지역 숙원 사업인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 철도) 건설사업이 본격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며 “춘천∼속초 철도 사업처럼 수십 년간 지역주민들이 애타게 원하는데도 과거의 틀에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했던 사업들이 있다”며 “이런 대형 사업들이 새로운 산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만들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1987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놓은 이후 29년간 구상 단계에 머물던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속초 91.8km에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철도를 마련하는 이 사업이 끝나면 기존 경춘선과 연결해 서울에서 속초까지 1시간 50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선조들은 계속된 경작으로 밭의 지력(地力)이 약해지면 새 흙을 채워 넣고 땅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며 “새로운 상품과 시장을 끊임없이 개척하는 게 활로를 뚫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드라마 간접광고 완화, 수소 버스·택시 시범운영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미국 시인 랠프 월도 에머슨의 시 “만약에 당신이 더 좋은 책을 쓰고, 더 좋은 쥐덫을 만든다면… 세상은 당신의 집 문 앞까지 반들반들하게 길을 다져 놓을 것”이라는 부분을 인용한 뒤 “미국의 울워스라는 회사는 예쁜 모양의 플라스틱 쥐덫을 만들어 발전시켰다”며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하지만 울워스의 쥐덫은 처음에는 인기를 끌다가 결국 실패한 만큼 잘못된 인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죽은 쥐를 떼어낸 뒤 씻어서 다시 쓰기도 싫고, 그렇다고 예쁜 쥐덫을 버리기도 아깝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이 외면했기 때문이다. 이를 ‘더 나은 쥐덫의 오류’라고 부르기도 한다. 청와대는 “기존 제품의 틀을 깬 개발 정신을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세종=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 장택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