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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北, 도발 언행 삼가라” vs 中환추시보 “김정은 제재는 횡포”

입력 | 2016-07-08 11:48:00


미국 국무부는 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첫 인권제재와 관련해 북한이 선전포고라며 강력히 반발한 것에 대해 도발 자제를 촉구하며 앞으로 계속 북한의 인권 유린 실태를 환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적 언행을 삼갈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한다”며 “우리가 취한 조치는 북한의 중대한 인권유린과 검열에 책임 있는 북한 관리들에게 책임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는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개탄스러운 인권 상황에 관심을 지속적으로 환기시키고 동시에 인권행위 중단, 정치수용소 폐쇄, 북한 주민들에 대한 자유 보장, 인권유린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 부과 등을 위해 북한을 압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앞서 6일 미 의회에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나열한 인권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재무부는 이를 근거로 김 위원장을 포함한 개인 15명과 기관 8곳에 대한 제재 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을 직접 제재대상에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북한 외무성은 미국의 대응을 ‘선전포고’라고 규정하면서 “이제부터 미국과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우리 공화국 전시법에 따라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한편 중국 관영신문 환추시보는 미국의 김정은 제재는 횡포이자 경솔한 행동이라고 비판하며 북한의 편을 들어줬다. 환추시보는 7일 “미국의 김정은 제재는 한반도 핵문제가 아닌 인권 문제가 원인이라며 서방에서는 갈채를 받고, 마치 정의의 깃발을 흔드는 것과 같게 느끼겠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정은이 미국에 예금을 가지고 있거나 미국에 가거나 회의에 참석할 일도 없어서 미 재정부가 제재 대상 리스트에 올린 것은 상징적인 의미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평양 정권에 심리적인 압력을 가하는 것으로, 양측이 이미 단절되어 있는 상황에서 실제 의미 없다는 것이다. 이런 조치는 김정은 개인 및 북한고위층에 대해 적의를 나타내 위협을 주는 것으로 북한 입장에서는 최고의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환추시보는 “이는 한반도 문제 해결에 도움은 안 되고 긴장만 조성하며, 이 같은 공개적인 적대시는 한반도 핵문제 연착륙의 길을 막아버린다”며 “미국의 제재 발표 후 한국 정부가 환영의 뜻을 보이며 추종한 것은 매우 생각이 부족한 행동이라며, 남북간 대립을 격화시키고 적대관계 심화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