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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基 넘는 北미사일에 대응… 주한美사령관이 요격 명령

입력 | 2016-07-09 03:00:00

[사드 배치 공식선언]




한국과 미국이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을 40∼150km 고도에서 요격할 수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를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사드가 어떤 무기인지 등에 대한 관심보다는 사드와 함께 운용될 AN/TPY-2 레이더를 두고 “레이더 앞에 가면 타 죽는다”는 등의 오해만 확산되는 모양새다. 사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어떤 것인지 문답 형태로 풀어본다.


Q. 사드는 무엇이고 왜 한국에 필요한가?

A. 사드는 북한이 쏘는 사거리 500∼3000km의 미사일이 하강할 때 직접 맞혀서 파괴하는 요격 방어 체계다. 사드 배치 필요성이 제기된 건 1000여 기에 이르는 북한 탄도미사일 중 85% 이상이 한국 위협용으로 배치돼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에 사드가 배치되면 한미 양국군이 운용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요격 고도 15∼30km)과 함께 ‘다층 방어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사드로 탄도미사일을 요격한 뒤 실패할 경우 패트리엇으로 한 번 더 요격할 기회가 생긴다. ‘작은 우산’ 격인 패트리엇으로는 핵심 시설을 보호하는 포인트 방어를 하고 ‘큰 우산’ 격인 사드로는 한반도의 3분의 1에서 2분의 1에 달하는 지역 방어를 할 수 있어 방어망이 촘촘해진다. 사드 배치 논의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이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Q. 사드 배치 시 운영 주체는 누구?

A. 군 당국은 2월 7일 한미의 사드 배치 협상 개시 사실을 공식 발표할 당시 사드를 들여와 운용하는 주체가 주한미군임을 분명히 했다. 사드는 미국이 사드 투입 및 운용·유지비를 부담하고 한국 정부는 부지와 기반시설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사드는 미 육군에 편제돼 있기 때문에 한반도 배치 시 작전통제 지휘권이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부여된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상황의 긴급성에 따라 미7공군사령관이나 현장 지휘관인 포대장에게도 지휘권이 위임될 수 있다. 사드 포대 지휘권을 갖는 토머스 버거슨 신임 미 7공군사령관이 8일 취임했다.


Q. 사드 레이더 근처에 살면 암에 걸릴까?

A. AN/TPY-2 레이더 바로 앞에서 아무런 방호장비 없이 일정 시간 전자파를 장시간 쪼이면 화상을 입는 등 인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AN/TPY-2 레이더는 마하 10(음속의 10배)이 넘는 초음속으로 하강하는 탄도미사일을 포착한 뒤 요격하기 위해 항공기 레이더보다 훨씬 강한 전자파를 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 당국은 사드 발사대 6기를 부채꼴로 배치하고, 발사대와 최소 500m 떨어진 곳에 레이더를 배치한 다음 사드 기지를 울타리로 둘러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할 계획이다. 레이더에는 아예 안전펜스를 설치해 100m 안으로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통제한다. 군 당국은 레이더를 지표면과 5도 이상 각도로 유지해 하늘을 향하게 할 예정인데, 이마저도 산악지역에 설치할 것이므로 인체에 닿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레이더를 평탄한 지상에 설치한 경우에도 5도 각도를 유지해 전자파를 발사하면 2.4km 바깥에서는 사람이 210m 높이에 맨몸 그대로 떠있지 않는 한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


Q. 사드 레이더로 중국의 군사기지를 감시?

A. AN/TPY-2 레이더는 탄도미사일이 하강(종말)하는 단계에서 미사일을 포착하기 위해 사용되는 종말단계 모드와 탄도미사일 발사 여부 등을 감시하는 전진배치 모드 등 두 가지 모드가 있다.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사드와 함께 운용하려면 AN/TPY-2 레이더는 종말모드로 설정해야 한다. 종말모드의 유효 탐지거리는 600km여서 중국 내륙을 들여다볼 수 없다. 게다가 전진배치 모드(탐지거리 1500∼2000km)로 설정해 중국 군사기지를 들여다보다가 북한 미사일이 날아오는 순간 요격을 위한 종말모드로 바꿔 대응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종말모드의 레이더를 전진배치 모드로 전환하는 데 8시간이 걸린다는 보고가 있지만 이는 전문 엔지니어, 시설장비, 부품들을 모두 갖춘 정비창에서만 가능한 이론적 시간일 뿐이며 그런 전례도 없다는 것.

또 사드는 중국이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할 수 없다. 북-중 국경이나 내륙에서 발사된 중국 ICBM의 비행고도는 한반도 상공을 지날 때 최소 수백 km에서 최대 1000km가 넘어 사드의 요격고도(약 150km)와 사거리(약 200km)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Q. 사드 들여오면서 은근슬쩍 미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나?

A. 사드가 미국이 구축 중인 MD 체계의 핵심 무기인 만큼 사드 배치는 곧 미 MD 체계 편입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됐다. 그러나 군 당국은 사드는 주한미군이 운용하는 무기인 만큼 우리 군의 MD 편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군 당국은 2020년대 중반 완료를 목표로 독자적 방어 체계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 중이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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