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이 떠난 자리에 새로운 박이 나왔다.”
미국골프협회(USGA)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런 얘기를 했다. USGA가 주관하는 US여자오픈에서 자신의 메이저 대회 고별무대에 나선 박세리(39)가 퇴장을 했지만 ‘새로운 얼굴’ 박성현(23·넵스)이 연일 돌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질주한 박성현은 1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남쪽 샌마틴의 코르데바예골프장(파72)에서 열린 3라운드에서 2타를 잃었지만 중간 합계 6언더파로 지은희(29·한화)와 공동 2위로 마쳤다. 단독 선두인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와는 1타차다.
박성현은 올 3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두 번 들었으며 가장 나쁜 성적이 공동 13위였다. 3개 대회 상금 합계 17만 달러는 LPGA투어에서 상금 56위에 해당된다. US여자오픈 상금까지 보탤 경우 상승 랭킹을 더욱 끌어올려 LPGA투어에 직행할 길을 열 수 있다. 박성현의 메인스폰서인 넵스 관계자에 따르면 “박성현이 평소 미국이나 일본 투어 진출을 계획하고 있었다. 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올 연말 넵스와의 후원 계약이 끝난다. 그의 거취에 따라 몸값은 더욱 치솟을 수 있다.
“이번 주 많이 배우고 자신감을 쌓았다”는 박성현은 14일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에서 개막하는 KLPGA투어 BMW챔피언십에 출전한 뒤 다시 출국해 LPGA투어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도전한다.
한편 박세리는 컷 탈락으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뒤 아쉬운 이별의 눈물까지 흘렸다.
US여자오픈 종료 후 국가별로 최대 4명까지 결정되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자격 선수의 윤곽도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세계 3위 박인비가 11일 US여자오픈 종료 시점 이전에 자신의 출전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세계 14위 이보미는 컷 탈락으로 올림픽 출전이 무산됐다. 세계 5위 김세영은 확정적이며, 세계 6위 전인지도 이번 대회 컷 탈락했지만 그동안 쌓아놓은 랭킹 포인트가 많아 올림픽 출전은 유력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