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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세 외교부장관 ‘사드 발표때 백화점行’ 논란

입력 | 2016-07-11 03:00:00

8일 오전 강남서 바지 수선-구입… 中 사드 항의성명 낼때 자리 비워
野 “장관이 직접 갈만큼 한가한가”





한미 군 당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을 발표하던 시각에 윤병세 외교부장관(사진)이 백화점에 들러 쇼핑을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 장관은 8일 오전 11시경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7층 남성복 매장에 들러 30분가량 머물렀다. 이 시각 국방부에서는 한미 합동으로 사드 한반도 배치가 공식 발표되고 있었다. 외교안보 주무부처 장관이 주요 관련사항을 발표하는 시간에 ‘쇼핑’을 한 것이다. 윤 장관이 외교부에 복귀하기 전인 오전 11시 50분에 중국 외교부는 사드 배치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10일 “윤 장관이 4일 외교부 청사 계단에서 미끄러져 무릎이 까지는 상처를 입었고 이때 바지도 찢어졌다”며 “평소 아끼던 바지여서 이를 수선하기 위해 바지를 샀던 백화점에 짬을 내 들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매장에 간 김에 새로 옷도 구입한 것으로 안다”며 “잦은 해외 출장과 심야회의로 시간을 내기 어려워 오전을 잠시 활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14일부터 시작되는 박근혜 대통령의 몽골 방문 수행을 앞둔 일종의 출장 준비 성격도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행비서나 가족에게 맡겨도 될 양복 수선을 장관이 직접 평일 업무시간에 나선 것은 경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드의 외교적 파장이 큰 만큼 중-러 주변국 외교에 힘을 쏟아야 할 시점에 장관이 정위치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 셈이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발표 전날 외교 경로를 통해 사드 관련 상황을 주변국에 설명했다”며 업무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며칠 전 찢어진 옷을 굳이 장관이 직접 들고 백화점에 갈 만큼 한가한 상황이었는지, 굳이 강남의 백화점까지 갈 이유가 있었는지 열 번을 생각해도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이라며 “어쩌다 박근혜 정부 공무원들의 공직기강이 이런 수준에까지 왔는가”라고 비판했다. 야당은 11일 열리는 국회 외통위에서 윤 장관을 직접 불러 이 문제를 지적할 태세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황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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