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대입을 바라보며 열심히 달려온 아이들. 막상 결승점인 수능을 앞두고 국어에 발목이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대치동 상위권 학생들이 믿고 듣는 강의로 유명한 스타 강사, 김봉소 이감국어교육연구소 고문으로부터 수능 고득점 전략과 우리 아이 국어 우등생으로 키우는 비결을 들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에서 직접 주관하는 6월 모의고사는 그해 수능의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점이 된다. 그런데 6월 모의고사를 치른 후 국어 때문에 고민에 빠진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많다. 예술과 과학, 문학과 비문학, 고전과 문법 등 제재와 영역 간 경계를 넘나드는 낯선 지문이 많이 등장한 탓이다. 수험생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수만휘’ 등에는 확 달라진 지문 유형 때문에 멘붕에 빠졌다거나, 시간 배분에 실패해 시험을 망쳤다는 푸념부터 앞으로 국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김봉소(51) 이감국어교육연구소 고문은 이번 모의고사에서 국어의 출제 방향 변화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라고 말한다. 2017학년도 수능은 ‘2011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치러지는 첫 시험인데, 국어에서는 수준별 A/B형으로 나뉘었던 시험이 하나로 통합되는 것이 핵심이다.
중요한 건 이러한 출제 경향이 수능까지 계속될 것인지 여부다. 평가원은 6월과 9월 모의고사를 직접 출제해 수험생들의 성적을 분석, 실제 수능의 난이도를 조절한다. 입시 업체들은 이번 모의모사 국어 1등급 컷을 89~90점 정도로 전망했다. 지난해 수능(국어A 96점, 국어B 93점) 보다 상당히 낮은 점수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이 이번 모의고사만큼 어렵게 출제되진 않더라도 큰 틀에서 통합이라는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우수성과 적중률로 신뢰 얻어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제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적중률도 높아진 것이지, 처음부터 그걸 목표로 삼았던 건 아닙니다. 평가원에서 제출하는 수능 문제를 보면 학생들이 향후 독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고심한 흔적과 배려가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저희 역시 교재를 만들고 문제를 제출하는데 그런 지점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요.”
2018학년도 수능부터는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 뀜에 따라 국어가 대입의 성패를 가를 더욱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단기간에 성적을 올리기 쉽지 않은 과목 중 하나가 국어다. 김봉소 고문은 국어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이유를 2가지로 분석했다.
김봉소 고문은 단시간에 수능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시험이 끝난 후 지문을 다시 꼼꼼하게 읽어볼 것을 조언했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과 폭넓은 독서를 통해 지적 소양을 쌓는 한편 심도 있는 독서도 병행할 것을 권했다.
“수능 국어 종사자들은 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학생들이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채널이 수능이기 때문에 이를 대비한 모의고사 지문 하나에도 지금까지 인류가 이뤄온 지적 성과들을 녹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시험에 출제된 각 분야의 지문을 읽고 자기화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교양이 쌓이게 됩니다. 실제로 학생들이 1년 정도 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지적으로 성숙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인문, 사회, 과학 등 어떤 분야의 이야기가 나와도 대화에 동참할 수 있을 정도로 근사한 지성인이 되는 거죠. 성적이 오르는 것도 좋지만 그런 과정을 지켜보는 것 또한 즐겁고 보람 있습니다.”
이감국어교육연구소의 교재는 특히 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글 · 김명희 기자 | 사진 · 홍중식 기자 | 디자인 · 박경옥 | 장소협조 · PASSI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