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집서 폭발물 제조물질 발견… 폭파 연습하며 더 큰 공격 준비” 백인경찰에 강한 증오심 드러내… 사망前 벽에 ‘R.B.’ 혈서 남겨 트럼프 “美분열, 오바마책임” 공세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경찰 저격 사건 용의자인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은 당초 댈러스 시를 뒤흔들 만한 폭탄 테러를 계획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10일 CNN 인터뷰에서 “존슨의 집에서 발견된 폭발물 제조 물질과 관련 잡지 등 증거들로 볼 때 존슨은 훨씬 더 크고 광범위한 공격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존슨은 폭발물 폭파에 관한 연습을 해 왔으며 그 폭발물은 우리 도시 전체와 텍사스 북부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양”이라고 말했다.
앞서 댈러스 경찰은 존슨의 집에서 폭발물 제조 물질과 방탄복, 소총, 탄창, 시가전 등을 다룬 개인전술 교본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브라운 서장은 “협상 과정에서 흑인 경찰만 불러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우리를 비웃고 심지어 자신이 지금까지 몇 명을 죽였는지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존슨이 폭탄로봇에 의해 폭사(爆死)하기 직전 사건 현장인 댈러스 ‘엘 센트로 칼리지’ 주차장 건물 벽에 자신의 피로 ‘R.B.’라는 알파벳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글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분석하고 있다.
경찰이 군의 대(對)테러 임무에서나 사용하는 폭탄로봇을 용의자 진압에 이용한 데 대해서는 “존슨은 경찰의 동선을 알고 경찰을 저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 (폭탄로봇 투입) 결정을 승인했다.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고 해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댈러스 사건 후 유세 일정을 취소하는 등 신중 모드를 유지하던 공화당의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이번 사건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며 공세를 재개했다. 그는 10일 트위터에 “나약한 오바마의 리더십과 사기꾼 힐러리 클린턴(민주당 대선 후보)과 같은 사람들 때문에 지금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라. 우리(미국)는 분열된 나라”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