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염기훈.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팀 부진 속 ‘고참의 역할’ 깨달음
수원삼성 주장 염기훈(33·사진)은 팀의 예기치 못한 부진 속에서 고참의 역할을 몸소 깨닫고 있다.
올 시즌 수원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리딩클럽’답지 않은 순위를 달고 있다. 19라운드까지 4승9무6패, 승점 21로 9위까지 밀려나 있다. 지난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수원이 중하위권을 맴도는 데는 이유가 있다. 다 이긴 경기를 수차례 놓쳤기 때문이다. 전반 일찌감치 골을 넣고 앞서다가도 종료 직전 실점해 승리를 날린 경우가 많다. 이런 양상이 반복되자 선수들은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해 후반 35분 이후 초조해졌다. 서정원 감독은 “순간의 작은 실수들이 겹치면서 전체적으로 문제”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염기훈은 10일 수원FC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팬들을 위해 경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경기 중에는 계속해 팬들과 소통하려 애썼다. 기대이하의 성적에도 열띤 응원을 보내는 팬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두 팔 벌려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염기훈은 골을 넣진 못했지만, 팀은 권창훈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3연패의 위기에서 벗어난 수원은 한숨을 돌리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염기훈은 그라운드 내 고참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했다. 경기 후 그는 “경기장 안에서 힘들었을 때 노장인 나를 비롯해 형들이 더 이끌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어린 선수들에게도 ‘더 집중해야 한다’고 다그쳐야 했는데, 힘들다보니 말이 없어져 어린 선수들도 힘을 덜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힘들지만 더 다그치려 노력했고, 소리도 질렀다. 수원FC전을 통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 것 같다”고 반성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