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 여자하키대표, “애틀랜타 올림픽 銀 영광 재현” 선언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0년 만에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한진수 여자 하키대표팀 감독(왼쪽)과 주장 한혜령. 2005년 세계주니어월드컵에서 한혜령과 금메달을 합작했던 한 감독은 “한혜령 등 세계대회 우승 경험이 있는 선수들과 함께 동메달 이상의 목표를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다르다. 20년 만에 메달 획득을 노리는 여자 하키대표팀은 전자 장비를 이용한 정교한 전술 훈련으로 다시 비상하는 꿈을 꾸고 있다.
○ GPS 장착한 붉은 땅벌들
이동 거리와 순간 스피드 등의 정보를 감독에게 전송하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를 단 한혜령.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하키는 경기장에 전자 장비를 반입하는 것이 허용되는 종목이다. 따라서 GPS 장비는 실전에서도 사용된다. GPS 장비뿐만 아니라 골대 뒤편에 설치된 카메라 타워는 상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촬영한 영상을 전송해 준다. 박종철 한국스포츠개발원 연구원은 “전자 장비로 파악한 정보를 바탕으로 경기 상황에 따라 다양한 전술 변화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사령탑들은 벤치에서 엄청난 정보전을 벌인다”고 말했다.
GPS 장비 도입 초기만 해도 선수들은 부담을 느꼈다. 주장 한혜령(30)은 “경기 기록 등 성적이 실시간으로 나와 요령을 피울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 한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자신이 뛴 거리 등이 외국 선수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체력 훈련을 스스로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유럽 팀들은 예전부터 GPS 장비를 활용했기 때문에 과거 한국 대표팀은 첨단 장비로 무장한 팀을 상대로 감독의 감에 의존해 경기를 운영해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올림픽에서는 장비 가격만 9000만 원에 달하는 GPS 등의 지원을 바탕으로 한국도 당당하게 하키 강국들과 맞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스승과 제자의 ‘어게인 2005’
상대 팀의 움직임과 전술 변화 등을 촬영하는 카메라 타워.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 제공
여자 하키 대표팀은 사실상 2명의 감독이 이끌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한 감독이 선수들을 지휘하지만 경기장 밖의 감독 역할은 카리스마가 강한 주장 한혜령이 맡고 있다. 한 감독은 “내가 남자이다 보니 훈련이 끝난 뒤 숙소에서 선수들의 생활 관리는 주장인 한혜령이 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에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05년 세계주니어월드컵에서 한 감독과 금메달을 합작한 한혜령은 “첫 만남 당시 ‘핸섬 사령탑’이던 감독님이 ‘꽃중년’이 되셨다. 나도 어느덧 대표팀 고참으로 올림픽에 나서게 된 만큼 선수단의 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최지선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