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화 날개 단 아베정권] 버냉키, 아베-구로다와 잇단 회동… 7월말 추가 양적완화 기대감
참의원 선거 결과가 나오자 엔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직후 일시적으로 달러당 100엔 밑으로 떨어졌던 엔화는 1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03.3엔(오후 3시 20분 기준)으로 올랐다.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하늘에서 돈을 뿌린다는 뜻으로 ‘헬리콥터 벤’으로도 불리던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2일 아베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를 만난 것도 시장의 기대를 높였다. 일본 언론에서는 버냉키의 조언을 받은 구로다 총재가 이달 말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양적완화(QE)나 마이너스 금리 확대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현재 엔화 수준은 달러당 120엔 수준인 연초와 비교할 때 여전히 15% 이상 절상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본 수출기업들은 비상한 관심으로 환율을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엔화가 급락할 때마다 ‘시장개입 불사’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견제로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엔화 약세로 수익이 감소한 기업들은 투자를 하거나 임금을 올릴 여력이 줄어든다. 이는 결국 소비 침체로 이어져 아베노믹스의 최대 목표인 ‘디플레이션 탈피’ 달성을 어렵게 만들 수밖에 없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