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김성욱.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치열하게 선두 싸움을 벌이고 있는 두산과 NC. 가장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는 두 팀의 전력만큼 올 시즌 맞대결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마산과 잠실을 오가는 총 4번의 3연전 내내 상대에게 스윕시리즈를 허락하지 않았던 박빙의 승부는 전반기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이어졌다.
3연전의 첫날인 12일 마산구장에 집결한 두산 김태형 감독과 NC 김경문 감독은 말을 아꼈다. 누구보다 3연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기에 쉽사리 경기 전망을 내뱉지 못했다. 대신 양 팀 사령탑의 눈은 일전을 앞둔 선수들을 향해 있었다. 두 팀의 격차는 단 5.5게임. 시리즈 향방에 따라 전반기 마감 결과도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3연전의 문을 연 두 팀 중 먼저 웃은 쪽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12일 경기에서 3점홈런 3방으로 쉽게 승기를 잡고 NC를 9-5로 눌렀다. 허경민이 2개, 오재일이 1개를 작렬하며 NC 마운드를 맹폭했다. NC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9회말에만 박석민과 김성욱이 솔로포와 투런포를 날리며 다음날 승부를 위해 열을 가했다.
3회 1-1로 팽팽하게 맞선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김성욱은 상대선발 유희관의 시속 120㎞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측담장을 넘기고 1루주자 이종욱까지 홈으로 불러들였다. 3-2로 앞선 5회 역시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이번엔 유희관의 101㎞ 슬로 커브를 정확한 타이밍에 때려내 다시 한번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포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2번째 연타석홈런(시즌 5·6호)이자 승부의 균형을 가져오는 귀중한 대포 한방이었다. 8회엔 박석민이 유희관의 121㎞ 체인지업을 공략해 2점포(시즌 15호)를 쏘아올리고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NC로선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챙긴 1승이었다. 전날까지 두산에 상대전적 4승6패로 밀린 상황에서 이날마저 경기를 내주면 선두 추격에 애를 먹을 수도 있었다. 이날 승리로 NC는 다시 1위 두산을 5.5게임차로 따라붙었고, 상대전적도 5승6패를 만들며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반면 두산은 선발 유희관의 7.1이닝 3홈런 6실점 부진 속에 NC의 끈질긴 추격을 확실하게 뿌리치지 못했다.
이제 두 팀이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남겨놓은 맞대결은 14일 전반기 최종전이다. 두산은 선발투수로 마이클 보우덴을 예고했고, NC는 돌아온 에이스 에릭 해커를 투입한다. 보우덴은 지난달 30일 잠실에서 NC를 상대로 KBO리그 역대 13번째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던 주인공. NC로선 보우덴에게 설욕을 노리고 있고, 두산은 보우덴의 완벽투를 다시 한번 기대하고 있다. 해커의 복귀전 역시 관전포인트다. 해커는 팔꿈치 통증으로 5월17일 1군에서 말소된 뒤 58일만의 복귀 무대를 앞두고 있다. 해커의 어깨에 NC의 전반기 마지막은 물론 후반기 전망까지 달려있다.
마산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