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포 줄줄이 이적후 발야구 변신… 지난 시즌 주루사 1위 아픔도 영향 뛰는 야구 힘을 보여주는 RAA주루, 넥센 12.99… 10개 구단중 가장 높아
3위 넥센의 승승장구에는 뛰는 야구가 있었다. 지난달 28일 한화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송구 실책을 틈타 넥센 박정음이 2루로 슬라이딩을 하고 있다. 김민성 스포츠동아 기자 marineboy@donga.com
승승장구의 비결은 ‘뛰는 야구’입니다. 넥센은 12일까지 팀 도루 84개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빠른 발의 상징인 3루타 역시 29개로 가장 많습니다. 최근 3년 연속 팀 홈런 1위였던 넥센의 전략 변화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 등 주포들이 이탈한 데다 안방구장마저 목동에서 고척구장으로 옮기면서 뛰는 야구로의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10개 구단 중 가장 젊어진 야수진의 나이(평균 28.1세)도 변화를 부채질했습니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인 스탯티즈(Statiz)에 따르면 12일까지 넥센의 RAA 주루는 12.99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습니다. 10개 구단 평균 대비 주루로만 약 13점을 더 만들어 냈다는 의미입니다. 고작 13점이냐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최하위 SK(―7.84)와 비교해보면 작은 차이가 아닙니다. 1점 차로도 승패가 갈린다는 점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넥센표 ‘발야구’의 중심에는 주장 서건창이 있습니다. 서건창은 LG 히메네스(4.42), 두산 정수빈(3.59) 등에 이어 RAA 주루 3.52로 3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순위만 놓고 보자면 팀 동료인 신인 에이스 신재영(다승 2위)에 버금가는 활약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유격수 김하성(2.80) 역시 6위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넥센의 이 같은 변화는 지난 시즌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시즌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주루사(63개)를 기록하자 구단에서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정수성 넥센 주루코치는 “과감함과 무모함을 구분하는, 상황에 따른 주루 플레이를 하도록 강조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주루의 대원칙은 적극성인 만큼 ‘눈치 보지 말고 뛰어라’란 말도 잊지 않는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