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498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2년부터 2014년 사이 5조4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기업을 대상으로 소송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은 국민연금공단이 대우조선해양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 등 2개 법인과 당시 경영진 10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고 14일 밝혔다. 피고인 중에는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와 박동혁 부사장을 비롯해 고재호 전 사장, 김갑중 전 부사장 등이 포함돼 있다. 국민연금공단의 손해배상 청구액은 489억 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2013년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최대 9.12%, 6109억 원 상당의 주식을 보유했다가 지난해 8월 말 투자 지분 규모를 21억 원(0.16%) 수준으로 줄였다. 국민연금공단은 이 과정에서 1000억 원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안진은 2010년부터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하지 못하고 매년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의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과 안진을 상대로 이미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허동준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