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내청 부인에도 日 열도 발칵… 아베 “사안 성격상 언급 않겠다” 승계 서열 1위 찰스, 일흔 코앞… 英 내부 “여왕 퇴임 고민해봐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14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몽골로 출국하기에 앞서 하네다(羽田)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안의 성격상 언급을 피하겠다”고 말했다. 왕실 업무를 주관하는 궁내청 야마모토 신이치로(山本信一郞) 차장은 전날 밤 “일왕이 퇴위 의향을 드러낸 사실이 전혀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왕은 적어도 1년 전부터 생전 퇴위 의사를 밝혀 왔다고 한다. 궁내청도 수면 아래서 관련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돼 조만간 공식 발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범은 왕위 계승에 대해 아버지로부터 왕실 혈통을 물려받은 남성만 왕위에 오를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전범 개정 논의가 시작될 경우 과거 일본 내에서 당위성이 검토됐던 여성의 왕위 계승 문제도 함께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왕실 여성이 민간인 남성과 결혼하면 왕실에서 제외돼 왕실 전체가 20여 명에 불과하다.
83세인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양위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90세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언제쯤 왕위를 물려줄지도 관심이다. 1952년 즉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벌써 65년째 통치하고 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랜 집권 기간이다. 이 바람에 왕위 계승 서열 1순위인 찰스 왕세자(68)는 벌써 일흔을 코앞에 뒀다.
현재 영국 왕실에서는 왕위 계승과 관련된 공식 논의는 언급조차 되지 않고 있다. 여왕은 예전보다 대외활동이 줄기는 했지만 공식 업무를 무난하게 처리하고 있다. 13일에는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사임 예방을 받았고 테리사 메이를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투철한 사명감도 그가 여왕직을 내려놓지 않는 이유 중 하나다. 찰스 왕세자의 왕위 승계는 당장은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왕에 대한 영국 국민의 신망은 여전히 높지만 퇴위 시점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황인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