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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더 인터뷰]전호환 “부산지역 4개 국·공립대 통합 추진하겠다”

입력 | 2016-07-18 03:00:00

전호환 부산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제20대 총장은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시민에게 사랑받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립대 유일의 직선제 총장인 그의 임기는 2020년 5월까지다. 부산대 제공

지난해 총장 선거 방식을 놓고 고통을 겪은 부산대는 요즘 막 퇴원한 환자처럼 들떠 있다. 비록 후유증은 남았지만 점점 활기를 찾고 있는 모양새다. ‘총장 직선제’라는 구성원들의 염원이 결국 이뤄진 게 원동력이다. 지난해 11월 직선제로 선출된 전호환 총장(58)은 교육부의 임명 절차를 거쳐 지난달 9일 공식 취임했다. 하지만 간선제를 고수한 교육부의 의지를 거스르기까지 아픔은 컸다. 교수들의 단식 농성에 이은 고 고현철 교수의 투신 등 구성원들의 희생은 한동안 씻기 힘든 상처로 남았다. 그만큼 새 리더가 된 전 총장의 어깨는 무겁다. 더욱이 올해는 부산대 개교 70주년이다.

전 총장은 15일 “많은 아픔 속에서도 묵묵하고 성실하게 직분을 다하며 인내해 준 대학 구성원들과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임명 전 6개월간 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해외 대학 총장들이 쓴 책 등을 읽으면서 부산대가 나아갈 미래가 무엇인지 열심히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부산지역 4개 국·공립대 통합’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졌다. 부산대 부경대 부산교대 한국해양대가 통합 대상이다. 10여 년 전부터 부산 교육계에서 거론된 얘기지만 각 대학의 반감을 살 우려가 큰 만큼 실질적인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전 총장은 “우리나라 시도 가운데 4개 국립대가 있는 곳은 부산이 유일하다”며 “연합체를 구성해 대학마다 특성화 전략을 세워야만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 총장이 민감한 문제를 화두로 꺼낸 건 급속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의식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그는 “인구 통계상 2023년에는 국내 대학 2곳 중 1곳 이상을 줄여야 할 형편”이라며 “각 대학 간 유사·중복 영역을 통폐합하고 강점 분야는 특성화해 기능을 재조정하는 게 통합의 목표로 그에 따라 예산과 규모가 늘어나면 서울대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춘 대학이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해당 대학과의 논의가 전제돼야 해 요원한 과제다. 이에 전 총장은 부산대 자체의 힘을 기르기 위한 방안도 따로 내놨다. 사물인터넷, 바이오, 신소재, 안전재난시스템, 해양자원 등 5개 분야를 핵심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그는 “인문학과 기초학문 육성은 대학의 기본 사명이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학문에 골고루 투자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대학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표 학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총장은 ‘순위’에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많은 대학들이 세계 100∼200위를 슬로건으로 삼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라며 “부산대 비전은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시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본분을 다해 사랑 받는 대학이 되면 명성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전 총장은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부산대 교수로 임용된 후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공과대학 부학장,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 소장을 거쳐 2014년까지 대외협력부총장을 지냈다. 대한조선학회 학술상, 부산과학기술상, 해양과학기술상, 국가녹색기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