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환 부산대 총장
전호환 부산대 제20대 총장은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시민에게 사랑받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립대 유일의 직선제 총장인 그의 임기는 2020년 5월까지다. 부산대 제공
전 총장은 15일 “많은 아픔 속에서도 묵묵하고 성실하게 직분을 다하며 인내해 준 대학 구성원들과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들께 감사하다”며 “임명 전 6개월간 구성원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해외 대학 총장들이 쓴 책 등을 읽으면서 부산대가 나아갈 미래가 무엇인지 열심히 연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부산지역 4개 국·공립대 통합’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던졌다. 부산대 부경대 부산교대 한국해양대가 통합 대상이다. 10여 년 전부터 부산 교육계에서 거론된 얘기지만 각 대학의 반감을 살 우려가 큰 만큼 실질적인 논의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해당 대학과의 논의가 전제돼야 해 요원한 과제다. 이에 전 총장은 부산대 자체의 힘을 기르기 위한 방안도 따로 내놨다. 사물인터넷, 바이오, 신소재, 안전재난시스템, 해양자원 등 5개 분야를 핵심적으로 육성하겠다는 것. 그는 “인문학과 기초학문 육성은 대학의 기본 사명이지만 한정된 자원으로 모든 학문에 골고루 투자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라며 “대학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대표 학문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총장은 ‘순위’에 집착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는 “많은 대학들이 세계 100∼200위를 슬로건으로 삼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라며 “부산대 비전은 학생의 미래가 있는 대학, 시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대학”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본분을 다해 사랑 받는 대학이 되면 명성은 따라오기 마련이라는 의미다.
전 총장은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영국 글래스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 부산대 교수로 임용된 후 조선해양공학과 학과장, 공과대학 부학장, 첨단조선공학연구센터 소장을 거쳐 2014년까지 대외협력부총장을 지냈다. 대한조선학회 학술상, 부산과학기술상, 해양과학기술상, 국가녹색기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