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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사 모두 불만인 ‘최저임금 6470원’ 결정방식 바꿔야

입력 | 2016-07-18 00:00:00


내년 최저임금 시급이 올해보다 7.3%(440원) 오른 647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최저임금 결정 최종 시한인 16일 새벽 근로자위원 9명 전원과 소상공인 대표 2명이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 9명과 사용자위원 7명이 표결로 결정했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135만2230원으로 전체 근로자의 약 6명 중 1명(17.4%)인 336만 명이 적용 대상이다.

노동계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익위원들이 있는 한 정상적 심의가 이뤄질 수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경영계도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3월 말 위원회 개시 직후부터 노사 대표는 각각 자신들의 입장만 주장할 뿐 누구도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 임금인상률, 소득분배 개선 방법 등을 고려한 최저임금안을 내놓지 못했다. 지난달 27일에야 근로자위원 측 1만 원, 사용자위원 측 6030원의 요구안을 내놨을 정도다. 결국 공익위원 뒤에 있는 정부가 사실상 제시한 중재안을 표결에 부치는, 1987년 위원회 발족 이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갈등 구도가 반복된 것이다.

양극화 해소의 필요성이 고조된 지금, 불평등을 완화하고 저소득층의 근로 의욕을 높여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최저임금의 적정 인상은 꼭 필요하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4·13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9000원, 더불어민주당은 1만 원의 최저임금을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올리겠다고 밝혀 노동계 기대수준을 높였다. 그러나 양대 노총이 주장하는 ‘최저임금 1만 원’을 4년 안에 실현하려면 매년 13.5%씩 급격한 인상을 해야만 한다. 최저임금 근로자의 86.6%가 3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중소기업의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최저임금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최저임금 인상도 중요하지만 최저임금 미지급 사례 적발 시 규정대로 즉각 제재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정치적 판단 없이 과학적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되 최저임금과 근로장려세제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일하는 복지’로 갈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