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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논란에도… 장관들은 ‘뭉개기’

입력 | 2016-07-18 03:00:00

교육부… 리더십 실종 총체적 난국
환경부… 가습기살균제 대응 헛발질
미래부… 직원 갑질-뒷돈 미적미적
외교부… ‘바지수선 장관’ 비아냥까지




최근 정부 부처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박근혜 대통령 임기 말 공직사회 기강 해이가 극에 달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들 부처의 어느 장관도 조직에서 발생한 문제를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부처 수장들이 자리보전에 급급해 ‘뭉개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각 부처 앞에는 해결해야 할 사회 현안이 산적해 있지만 이를 위한 정책은 실종된 지 오래다. 환경과 안보, 경제와 산업, 교육과 문화 등 사회 전 부문에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도 심화되고 있다.

환경부는 전 국민을 들끓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미세먼지 논란 등 국민들의 피부와 맞닿은 중대 현안을 끌고 오면서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풀지 못한 채 논란만 낳고 있는 대표적인 부처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는커녕 ‘피해자를 왜 만나느냐’고 말해 여론을 들끓게 했다. 또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된 경유차를 ‘클린 디젤’이라고 홍보해 크게 늘려 놓고도 ‘중대한 시행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할 뿐 제대로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미루기와 떠넘기기 행태에도 불구하고 윤 장관은 박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며 최장수 각료로 일하고 있다.

교육부는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망언에 이어 과장급 간부의 부하 여직원 성희롱 은폐 파문까지 불거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입시철이 시작된 데다 연말 발표할 역사 교과서 이슈까지 현안이 많지만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리더십에 위기가 오면서 정상적인 업무 진행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한미 간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한반도 도입 논란의 중심에 있는 외교부와 국방부의 정책 역량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보당국은 지난 2년 동안 ‘3 No(미국으로부터 요청도, 한미 간 협의도, 결론도 없었다)’라는 말로 시간을 끌다 올해 2월 ‘공식 협의’를, 7월 ‘배치 확정’을 발표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그간 ‘한미 사드 비공식 협의’ ‘후보 지역 현장 조사’와 같은 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를 부인했다. 사드 비공식 협의가 시작됐는지에 대해서조차 침묵하다 5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배치 장소까지 결론내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더욱 키웠다.

특히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미 양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할 당시 서울 강남의 백화점에 직접 가 옷 수선을 하고 양복 쇼핑까지 한 사실이 들통 나 ‘바지 수선 외교부’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었다. 윤 장관은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남중국해 문제 논의 여부’를 국회에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롯데를 봐주기 했다는 의혹을 사 감사원 징계 요구를 받은 팀장급 공무원이 휴직제도를 악용해 중견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는가 하면 △서기관이 성매매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잡히고 △사무관이 산하 기관 직원에게 아들 영어 숙제를 시켜 ‘갑질’ 논란을 일으키는 등 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강도 높은 조직 비위 바로잡기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발표한 국가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표절 의혹과 부적절한 예산 집행 시비에 휩싸이며 논란이 됐다. 하지만 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출석한 김종덕 장관은 ‘표절 의혹은 이미 다 검토한 것’ ‘국가브랜드는 국민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명하며 재검토 없는 강행 의지를 밝혀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김 장관은 앞서 잇따른 ‘홍익대 출신 인사’로도 구설수에 올랐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조숭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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