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동아일보, 리우올림픽 대표 선수단 설문조사
《 운동을 몇 년이나 해야 국가대표 선수가 될 수 있을까. 국가대표 선수들은 태릉 같은 선수촌 생활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먹성 좋기로 소문난 선수들이 가장 기다리는 점심 메뉴는 무엇일까. 동아일보 스포츠부에서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대한체육회가 18일 리우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명단을 제출할 전체 국가대표 선수 203명(남자 102명, 여자 101명)의 61.1%에 해당하는 수치다. 기보배(양궁), 김연경(배구), 박인비(골프), 손연재(리듬체조), 이용대(배드민턴), 진종오(사격) 등의 스타 선수들도 설문에 참여했다. 》
▼ “메달 꼭 따서 유재석 축하 받고 싶어요” ▼
스포츠부 종합
나이는 27세, 처음 운동을 시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다. 국가대표 선수로 올림픽에 나가려고 16년 넘게 운동한 것이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올림픽 출전이 목표였기에 버틸 수 있었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하게 돼 꿈 하나를 이뤘다.
지카 바이러스가 약간 두렵지만 메달을 따서 연예인 유재석 씨에게 축하를 받고 싶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 포상금을 받게 되면 일시불이 아니라 연금으로 받을 거다. 거꾸로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부모님께 가장 죄송할 것 같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종합 순위 5위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 한국이 메달을 가장 많이 딸 걸로 예상하는 종목은 양궁이다. 물론 그래도 올림픽에서 가장 기대되는 선수는 바로 나 자신이다. 훈련하는 동안 선수촌 생활은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밥을 먹을 때는 짜장면과 짬뽕이 제일 맛있었다. 리우에서 제일 먹고 싶은 건 라면이다.
동아일보에서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 124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게 쓸 수 있다. 하지만 평균은 평균일 뿐 특성에 따라 선수를 구분하면 서로 다른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혈액형별로는 포상금 수령 방식에서 차이를 보였다. 전체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19.7%가 ‘포상금을 일시불로 타가겠다’고 밝혔는데 A형 선수(35명)에서는 이 비율이 11.4%로 줄었다. ‘A형은 성격이 소심하다’는 사회적 편견과 맞아떨어지는 결과다. 혈액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건 과학적 근거가 희박하지만 2012년 한국갤럽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66.2%는 혈액형별로 성격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혈액형 비율에서도 설문에 참여한 국가대표 선수는 일반 국민과 달랐다. 같은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중에서는 A형이 32.3%로 가장 많았는데, 이번 설문 참여 선수 중에서는 O형이 36.1%로 가장 많았다.
출생 지역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남 인구는 전체 인구 중 3.7%였지만 이번 설문 참가 선수 중에서는 12.1%가 전남 출신이었다. 강원 출신도 9.7%로 실제 인구 비율(3.0%)보다 3배 이상으로 높았다. 실제 전체 인구 중 2.9%를 차지하는 광주 출신이 한 명도 없는 것이 특징이었다.
자기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선수로는 역시 자기 종목에서 국가대표 에이스로 활약한 선배 선수를 꼽는 게 대세였다. 예외적으로 골프 국가대표 안병훈(25)은 다른 종목 선수를 꼽았는데, 바로 중국 탁구 국가대표 출신인 어머니 자오즈민(53)이었다. 물론 아버지 안재형(51·현 탁구 대표팀 감독)도 어머니와 똑같이 안병훈에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선수였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최지선 인턴기자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