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형권 뉴욕특파원
민관 합작의 뉴욕 관광 공식 마케팅 기관인 ‘뉴욕앤드컴퍼니(NYC & Company)’에 따르면 뉴욕 관광객 수가 4000만 명을 돌파한 것은 2005년(4270만 명)이다. 그로부터 6년 만인 2011년(5090만 명)엔 50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엔 5830만 명이고 올해 예상은 5970만 명이다. 최근 기자가 만난 뉴욕앤드컴퍼니 관계자들은 “내부적으론 ‘6000만 명 돌파’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약 1300만 명이 외국인이다. 한국의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1650만 명)와 견줄 만하다.
뉴욕 관광업계 종사자들로부터 “물 위에 떠 있는 백조(뉴욕)의 우아한 모습은 수면 아래의 쉼 없는 물갈퀴질로 유지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매일 맨해튼을 오가며 ‘뉴욕 관광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살펴보게 된다. 브로드웨이엔 뮤지컬 ‘해밀턴’의 열풍만 있는 게 아니다. 관객이 외면하면 가차 없이 막을 내리는 살벌한 경쟁이 끊임없이 계속된다. 1년도 못 버티고 간판이 바뀌는 경우도 종종 있다. 관광객들이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뉴욕의 이런 매력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2010년 22만3000명에서 지난해 32만8000명으로 47%나 늘었다. 이들 중 약 60%가 34세 이하 전문직 종사자거나 대학(대학원)생이다. 평균 열흘 정도 뉴욕에 머물며 1인당 2000달러(약 228만 원)를 쓴다(뉴욕앤드컴퍼니 자료).
반대로 한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20, 30대 미국인 뉴요커는 얼마나 될까. 그들은 한국에 얼마나 머물고 얼마나 쓰고 돌아올까. 그런 궁금증을 풀어 줄 통계조차 구할 길이 없었다. 너무 미미하기 때문이다.
매일 저녁만 되면 맨해튼 코리아타운엔 K푸드에 매료된 뉴요커들이 길게 줄을 선다. 지난달 CJ E&M이 주최한 한류 페스티벌 ‘K콘(K-CON)’ 뉴욕 행사에선 1만 명이 넘는 인파가 객석을 가득 메워 K팝의 한국어 가사를 크게 따라 불렀다.
이들 젊은 뉴요커의 ‘한류 사랑’을 서울 관광으로 연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K팝 스타들이 한국 관광 홍보 동영상을 만들고,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수입하고, 타임스스퀘어 야외 전광판을 벤치마킹하는 수준으론 턱도 없다. 뉴욕 관광의 우아한 질주를 가능하게 만든 민관의 끊임없는 물갈퀴질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려면 심호흡 한 번 크게 하고 물속으로 고개부터 처박아야 할 것 같다.
부형권 뉴욕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