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80대 노인이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흔한 일이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0년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 수는 67만 명에서 2013년에는 무려 75만 명 정도로 약 8만 명이나 증가했다. 2010∼2014년까지 5년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는 총 26만3339명이었는데 5년 전인 2009년에 비해 15.3%나 증가한 것이다. 이는 80세 이상 고령 노인의 증가폭이 큰 것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형 인공관절 수술은 전치환술보다는 부분치환술
이 씨는 당뇨와 고혈압 등도 있고 80에 가까운 나이에 그냥 지내려고 했으나 자식들의 권유와 인공관절은 20년 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소리를 듣고 수술을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관절염 진료 경험이 많은 황학순 진료원장은 X선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의 정밀 검사 후 한국인에게 맞는 부분치환 인공관절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무릎관절 연골의 손상과 소실로 견딜 수 없는 통증, 기능 저하 등이 발생한 경우에는 인공관절로 대체해 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무릎관절 전체를 교체하는 전치환술, 일부 손상된 부위만 교체하는 부분치환술이 있다.
PMC박병원 황학순 원장은 “한국인은 서구인과는 달리 좌식생활이 기본이기 때문에 무릎관절은 한쪽만 손상되는 경우가 많아 전치환술보다는 부분치환술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한국인은 주로 생활 방식상 무릎관절 연골의 안쪽이 닳기 때문에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로 대체해 주는 것이 전체 교체보다는 효율적이다. 문제가 있는 구역만 교체하는 것이 최근의 추세.
“관절염이 있을 경우 수술을 안 하고 치료할 수 있으면 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제일 좋고, 만약 통증이 길어지고 걷기 힘들면 인공관절 수술을 통하여 20여 년 동안 통증 없이 편안하게 사는 것이 삶의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는 것이 황 원장의 말이다.
인공관절은 의료 기술이 발전하고 재료 또한 내구성이 좋은 것이 개발돼 20년 이상을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인공관절 수술 후 관리만 잘하면 오래도록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것이다.
수술 방법도 발전해 10cm 내외의 최소 절개를 통해 이루어진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랜 관절의 사용으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없어져 뼈와 뼈가 맞닿아 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관절염에는 류머티즘관절염도 있는데 류머티즘은 자가면역질환으로 붓고 통증이 있고 전신질환으로 관절마다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퇴행성관절염의 특징은 무릎 등에 국한되어 움직일 때 더욱 더 심한 통증이 오기 때문에 전문의에 의한 정확한 감별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나라 50세 이상에서 무릎이 아파 진료받은 10명 중 7명은 퇴행성관절염 등 관절의 노화로 인한 환자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여성의 비중이 남성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폐경 이후 여성의 에스트로겐 분비가 급격히 줄어 골밀도가 감소하는 현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의 초기에는 통증을 조절해 주는 주사 치료와 체외충격파 등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을 오랫동안 방치해 관절 손상 및 변형이 나타났을 때에는 인공관절 수술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초기 증상이 있을 때 바로 치료하는 것 또한 관절 건강을 위해 중요하다.
퇴행성관절염 초기에는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있다가 쉬면 나아지기를 반복하다가 병이 악화되면 수시로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 때문에 관절 운동 범위가 감소해 걷기 등 일상생활에까지 어려움을 겪게 된다. 비가 온다든지 습도가 높은 날에는 통증이 더 심해진다.
○ 관절염의 자가 진단법
[1]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아프다.
[2] 2번 이상 무릎이 부은 적이 있다.
[3]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이 잘 안 된다.
[4]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힘들다.
[5] 걸을 때 아프고 절뚝거린다.
[6] 허벅지 근육이 가늘고 약해진다.
[7] 무릎뼈 안쪽을 만지면 아프다.
[8] 앉았다가 일어나기가 어렵다.
[9]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지며 주 저앉고 싶다.
이런 증상이 1개라도 있으면 관절염이 의심되므로 가까운 병의원에서 진료를 받으세요.
박진혜 기자 jhpark102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