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올림픽 축구대표팀 에이스 권창훈
권창훈이 15일 경기 화성시 수원 삼성 클럽하우스 훈련장에서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오랜 꿈이었던 올림픽 무대를 밟는 권창훈은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동메달 이상의 성적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화성=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그해 11월 권창훈은 19세 이하 대표팀 소속으로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19세 이하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를 꺾고 8년 만에 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골짜기 세대’(스타 선수가 없다는 뜻)가 반란의 시작을 알린 순간이었다. 권창훈은 “대회가 끝나고 나서 문창진(포항) 이창민(제주) 등과 ‘올림픽에 꼭 나가서 형들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자’는 얘기를 나눴다. 우리 세대가 올림픽에 도전할 차례라는 것이 실감났다”고 말했다.
권창훈이 부상 회복에 매달릴 때 신 감독은 전화로 권창훈의 몸 상태를 자주 확인했다. 권창훈의 부상이 길어져 올림픽 본선 합류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우려에도 신 감독은 “권창훈은 대표팀 2선 공격진의 핵심 자원이다. 복귀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다. 권창훈은 올림픽에서의 활약으로 믿음을 보여준 신 감독에게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감독님이 시키는 대로만 하겠다. 감독님만 믿고 따르면 올림픽 메달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어떤 사령탑이냐”는 질문에 권창훈은 “‘구분남’이다”는 독특한 답을 했다. 그는 “감독님은 훈련과 자유 시간의 ‘구분’이 명확하다. 자유 시간에는 감독님이 장난을 많이 치면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하지만 훈련에 들어가서는 조직력이 갖춰지지 않거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불같이 화를 내신다”고 말했다. 그는 “화끈한 지도 방식 덕분에 선수들도 놀 때는 놀고, 훈련할 때는 강도 높게 집중하는 습성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18일 브라질로 출국한 권창훈은 “지난해 8월 동아시안컵에서 첫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 데뷔했을 때만큼 올림픽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피지전·8월 5일)도 떨릴 것 같다. 브라질에 놀러가는 것이 아닌 만큼 정신적, 육체적으로 철저히 준비해 경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화성=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