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재근 대표
부친이 설립한 회사를 한재근 대표가 이어받은 건 1987년. 게다가 당시 실험장비는 거의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막상 국내 제품 수준을 낮게 보는 편견 탓에 시장 진입 역시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는 기술 개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비록 글로벌 기업만큼의 첨단 시설을 갖추진 않았지만, ‘믿을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 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만족시키자’는 생각에 매출의 20∼30%를 꾸준히 연구개발(R&D)에 투자했다. 이는 소규모의 회사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고객 한 분 한 분 정성껏 최선을 다하자’는 경영 철학을 가진 한 대표였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으며 소비자 요구에 성심성의껏 응해 온 아버지와의 약속이기도 했다.
㈜한일랩테크의 조지방추출장치와 자동질소증류장치.
물론 한 대표는 정부에 간곡히 바라는 점도 있다. “국내 제품을 구매하기 주저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국가 연구소 등으로의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특히 문제 발생 시 구매 담당자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아 꺼리는 데 그런 점들이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른 분야에서처럼 국가기관이 제품을 검증해주는 제도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랐다. 장비를 검증하는 제도가 없어 생산업체나 사용자가 직접 검증해야해 진입에 어려움이 있다는 현실에서 개선책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한일랩테크는 실험 장비부터 단백질 분석기, 지방 분석기 등을 국산화하는 데 앞장섰다. 그런 그는 요즘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국내 실험장비의 세계화로 한일랩테크, 더 나아가 한국의 이름을 널리 알려 국가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도 실험자가 안전하고 정확히 검사할 수 있는 장비와 실험법을 개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황효진 기자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