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현 코치가 본 류현진 복귀전 수술 후유증이 머릿속에 남은듯… 스윙 짧고 팔꿈치도 아래로 처져 “안아프다” 확신 가져야 구위 회복… 류, 15일짜리 부상자 명단 올라
2012시즌 한화 선수로 뛰었던 류현진(오른쪽)과 신경현 한화 배터리코치. 동아일보DB
20일 류현진(29·LA 다저스)이 김현수(28·볼티모어)와 함께 15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올랐다는 소식에 신경현 한화 배터리코치(41)와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다. 8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복귀전(샌디에이고전)을 TV로 본 신 코치는 “수술 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신 코치는 류현진이 2006∼2012시즌 한화에서 뛸 때 주전 포수였다. 류현진이 국내에서 거둔 98승 중 81승을 합작했다. 류현진의 작은 변화도 감지할 수 있는 사이다.
신 코치는 “복귀 후 첫 경기이다 보니 잘 던질 것이라고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표정도 별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수술) 후유증이 머릿속에서 없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보였다. 평소와 달리 팔 스윙이 짧다 보니 공을 던질 때 팔을 충분히 앞까지 끌고 나오지 못했고 팔꿈치도 자꾸 아래로 내려갔다. 아프지 않으려고 소심해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수술 부위인 어깨가 아닌 팔꿈치에서 통증을 느낀 이유 역시 이와 관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평소와 다르게 공을 던지다 보니 순간적인 부담을 느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에서도 큰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신 코치는 “그동안 잘해 왔던 것을 생각하며 자기 공을 던졌으면 좋겠다”며 “결국 스스로가 아프지 않다는 확신을 가져야 전처럼 공을 던질 수 있다. 아직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 몇 경기 더 마운드에 올라서 불안한 마음을 지워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DL에 오르면서 21일로 예정돼 있던 워싱턴과의 경기 출전은 취소됐고, 다음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차가운 현지 반응도 류현진이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올스타전 휴식기 때 류현진이 후반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8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던 MLB닷컴 판타지베이스볼(가상 야구 게임)은 20일 한층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류현진이 후반기 3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3.66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치를 바꾼 것이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도 “류현진이 복귀를 위해 들인 시간을 생각하면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