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품 업계 새 마케팅 표적
‘요리하는 남자’가 늘면서 남성들이 주방용품과 식료품계의큰손으로떠오르고있다. 월드키친코리아 제공
‘맨플루언서’는 남성 맨(man)과 영향력 있는 사람이란 뜻의 인플루언서(influencer)를 합친 말이다. 최근 각종 TV 프로그램에서 요리하는 남성 연예인이나 셰프가 인기를 얻으면서 주방용품이나 식료품 시장에서 남성들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18일 오후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주방용품 매장에선 남성들도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한 중년 남성은 5분간 제품들을 살펴보더니 칼 세트와 요리용 계량컵 세트를 구매했다. 점원은 “남성들이 주방용품을 한꺼번에 세트로 구매하는 경향이 크다”고 귀띔했다.
남성 특유의 장비 욕심도 작용했다. 주방용품 업계 관계자는 “남성들은 등산, 캠핑, 카메라, 오디오 등의 분야에서 필요한 장비를 다 갖추고 시작하는 경향이 강하다. 요리도 마찬가지다. 주목받는 스타 요리사들이 사용하는 고가의 칼이나 주방용품을 따라서 구매하는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장형일 씨(34)는 “실력이 부족해서 편한 조리기구에 많이 의존하는 편이다. 같이 배우는 남성들끼리 장비를 비교하다 보니 남보다 좋은 것을 사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주방용품 업계도 남성들을 위한 용품들을 내놓으며 적극 대응하고 있다. 이마트는 남성들의 서툰 칼질을 고려해 파채용 칼, 양배추용 채칼, 사과 커터 등 다양한 칼과 커터를 출시했다. 국수 씻는 그릇, 마늘 으깨는 장비 등도 나왔다. 월드키친코리아는 재료의 양을 정확하게 재는 계량컵, 잔반 처리가 가능한 저장용기, 다용도 칼 세트 등을 내놓았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