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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럽본부, 英서 짐싼다

입력 | 2016-07-21 03:00:00

브렉시트로 EU관문 장점 사라져… 독일로 이전키로
삼성은 런던본부 당분간 유지




영국 런던에 유럽지역대표본부를 두고 있는 LG전자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여파로 9월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유럽본부를 이전한다. 그동안 영국이 EU의 관문으로서 갖고 있던 장점이 브렉시트로 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주요 기업 중 유럽본부가 영국을 떠나는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브렉시트 이후 포드, 닛산, 도요타 등 영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자동차 회사와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대형 은행들이 영국을 빠져나가 프랑스, 아일랜드, 독일 등으로 유럽본부를 옮길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20일 LG전자에 따르면 런던의 유럽지역대표본부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독일법인과 합쳐 프랑크푸르트로 통합 이전한다. LG전자 영국법인 소속 직원 200여 명도 함께 독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LG전자는 브렉시트 논의가 수면으로 올라오기 전부터 이미 유럽본부를 독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유럽본부 이전을 브렉시트 이전부터 논의해 왔다”며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유럽 마케팅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삼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이달 초 임원세미나에서 “브렉시트 탓에 글로벌 경제 상황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LG그룹 중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길 주문했다.

LG전자가 영국을 떠나 유럽의 새 거점으로 독일을 선택한 이유에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모여 있는 나라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도 브렉시트에 앞서 물류 비용 등을 이유로 런던에 있던 유럽본부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및 독일 등으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최종 백지화한 바 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도 예상보다 크지 않아 당분간 그대로 런던에 본부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