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EU관문 장점 사라져… 독일로 이전키로 삼성은 런던본부 당분간 유지
영국 런던에 유럽지역대표본부를 두고 있는 LG전자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여파로 9월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유럽본부를 이전한다. 그동안 영국이 EU의 관문으로서 갖고 있던 장점이 브렉시트로 사라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국내 주요 기업 중 유럽본부가 영국을 떠나는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브렉시트 이후 포드, 닛산, 도요타 등 영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자동차 회사와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대형 은행들이 영국을 빠져나가 프랑스, 아일랜드, 독일 등으로 유럽본부를 옮길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20일 LG전자에 따르면 런던의 유럽지역대표본부는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독일법인과 합쳐 프랑크푸르트로 통합 이전한다. LG전자 영국법인 소속 직원 200여 명도 함께 독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이달 초 임원세미나에서 “브렉시트 탓에 글로벌 경제 상황과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LG그룹 중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가 선제적 대응에 나서길 주문했다.
LG전자가 영국을 떠나 유럽의 새 거점으로 독일을 선택한 이유에는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모여 있는 나라라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삼성전자도 브렉시트에 앞서 물류 비용 등을 이유로 런던에 있던 유럽본부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및 독일 등으로 이전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최종 백지화한 바 있다.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도 예상보다 크지 않아 당분간 그대로 런던에 본부를 둘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