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0개씩 늘던 ‘클럽 회원’ 최근 2년은 10개 내외로 급감
○ 벤처업계도 더딘 성장세로 ‘악전고투’
▲중소기업청과 벤처기업협회는 교육전문기업 ‘에스티유니타스’(사진) 등 55개사가 작년 연매출 1000억 원을 돌파해 ‘벤처1000억기업’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에스티유니타스 제공
벤처기업은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의거해 벤처기업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을 말한다. 통상 연매출 1000억 원이 넘으면 기업 성장세가 확고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연매출 1500억 원이 기준인 중견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후보기업군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지난해 ‘1000억 벤처’에서 미끄러진 곳 14%
매출 1000억 원대 벤처기업 증가 속도가 급격히 꺾인 것은 우선 ‘탈락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2014년 10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460개사 중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 미만인 곳은 65개사(14.1%)나 됐다. 올해 1000억 클럽 신규 진입 업체는 55개사, 재진입은 24개사다.
강화글라스 생산 기업인 태양씨앤엘이 그런 사례다. 2013년 매출액 2000억 원을 넘겼던 이 회사는 2014년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가다 급기야 작년 매출이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졌다. 태양씨앤엘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휴대전화 글라스 시장에서 실적이 부진해 매출이 감소했다”며 “기술 개발을 꾀하고 있지만 향후 전망도 밝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연매출 1000억 원대를 처음 기록한 이른바 ‘유망주’ 기업들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이런 기업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85개, 87개로 가장 많았다가 2012년부터는 해마다 42∼56개에 그치고 있다. 기존 선수들이 슬럼프에 빠진 상황에서 실력 있는 신인 선수의 출현도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 R&D 투자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문제
더 큰 문제는 벤처기업들의 평균 매출액이 감소하면서 기업들이 기술 연구개발(R&D)에 쓸 돈부터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벤처기업들이 R&D에 쓴 금액은 평균 43억 원.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2014년 2.9%에서 2.0%로 0.9%포인트나 떨어졌다.
중기청 관계자는 “벤처기업 성장세가 완만해졌지만 대기업군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전하고 있는 결과”라며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대기업 1.4%, 중견기업 1.1%, 중소기업 0.8%인 것을 감안하면 벤처기업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