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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키운 LH, 중동 ‘건설한류’ 시동

입력 | 2016-07-22 03:00:00

“올 상반기 금융부채 2조5000억 줄여 재무 개선”




쿠웨이트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총면적이 59km²로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의 3배에 이르는 데다 시내로의 우수한 접근성 등 입지 조건을 갖춰 쿠웨이트에서 개발되고 있는 여러 신도시 중 단연 주목받는 지역이다. 이곳은 분당 판교 같은 한국형 신도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신도시 마스터플랜 수립 작업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맡았다.

올 상반기 2조5000억 원의 금융부채 감축에 성공한 LH가 건설 한류(韓流) 선봉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도시개발 노하우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K(한국형)스마트시티’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

LH가 새로운 먹거리에 눈을 돌릴 수 있게 된 데에는 재무구조 개선 성공에 따른 자신감이 자리 잡고 있다. 2013년 105조7000억 원에 달하던 LH의 금융부채는 2014년 말 98조5000억 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말 89조9000억 원으로 8.7% 감소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에도 공공임대리츠, LH-민간 공동 주택건설사업 등으로 7200억 원의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금융부채를 2조5000억 원 이상 줄였다.

경영 성과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21조2000억 원)보다 12% 급증한 23조7000억 원, 영업이익은 32% 급증한 1조4712억 원을 나타냈다. LH 관계자는 “아직 올해 상반기 실적이 집계되진 않았지만 전사적인 판매 노력과 사업비 절감 등으로 인해 ‘좋은 성적표’가 예측된다”고 밝혔다.

LH는 이처럼 개선된 재무구조를 기반으로 신(新)성장동력 찾기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일단 한국형 신도시 수출이 승부수다. LH는 “다른 국가들이 30만 명 규모의 도시를 건설하는 데 있어 통상 20∼30년이 걸릴 때 LH는 5∼8년이면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박상우 LH 사장은 “K스마트시티는 미래 생존을 위한 고부가가치 아이템”이라며 “이를 통해 민간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역할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 품질 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일단 지난해 7월 도입한 ‘LH 카카오톡 하자상담 서비스’의 경우 하루 평균 상담 건수가 161건에 이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단순히 하자를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한 LH는 주택 기술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공기업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할 방침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산업 구조조정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LH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 이미 올해 7조3000억 원의 사업비를 집행했다. 지방 이전 2년차를 맞아 지역 어울림 프로젝트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은 물론이고 주거, 일자리, 산업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박 사장은 “LH가 경남 진주에 내려온 이상 지방 이전 공기업의 성공 사례가 되어야 한다”며 “지역사회와의 밀접한 소통을 통해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