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상호 원내대표 훌륭” 김부겸엔 인맥 소개해주고 조언 ‘안희정 대통령감’ 언급하기도 당내 “경륜-패기 합치면 파괴력”
“우상호 원내대표(54)가 정말 잘해주고 있다. 원내대표로서 하는 걸 보니 대단히 훌륭하다.”
지난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외부 인사를 만나 대화를 나누던 도중 불쑥 우 원내대표 이야기를 꺼냈다. 상대방이 묻지도 않았는데 우 원내대표를 극찬하고 나섰다고 한다. 김 대표는 18일 비공개 비대위에서도 “원내 지도부가 주요 현안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다”며 원내 지도부를 이끄는 우 원내대표를 재차 치켜세웠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50대 기수론’의 최대 후원자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 당직자는 “운동권 문화 청산을 주장했던 김 대표와 당내 86그룹의 리더 격인 우 원내대표 간의 호흡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우 원내대표의 현안 대응에 김 대표가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김 대표는 김부겸 의원(58), 안희정 충남도지사(51) 등 당내 50대 인사들과의 접촉면도 넓혀가고 있다. 김 의원에게 복지·연금 분야 전문가를 직접 소개해줬던 김 대표는 김 의원과 긴밀하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에는 안 지사를 만나 대선과 당의 전망, 경제 문제 등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김 대표 측 관계자는 “안 지사가 친노(친노무현) 핵심이라는 점 때문에 두 사람의 관계가 껄끄러울 수 있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라며 “회동 이후 김 대표가 안 지사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 듯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에서도 남경필, 원희룡 지사 같은 50대 인사들이 대통령감으로 거론되는데 상대적으로 그 사람들과 대적하기 알맞은 사람을 안 지사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김 대표의 이런 기류가 올해 말 시작될 대선 레이스에까지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와 50대 대선 주자가 손잡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당 대선 후보 도전이 예상되는 인물 중 안 지사와 김 의원은 50대고, 문 전 대표(63)와 박원순 서울시장(60)은 60대다. 김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50대 정치인들이 대선을 바라보며 그 나름대로 준비하는 게 나라 발전을 위해 좋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경륜을 갖춘 김 대표가 50대 대선 주자 중 한 명과 함께 대선을 준비한다면 파괴력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중도 성향의 한 의원은 “김 대표가 직접 대선에 나설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며 “김 대표가 50대 주자를 돕는 ‘킹 메이커’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건 성급한 예측”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