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항공권 등 경비 떠넘겨… 김정주와 상의없이 티켓 챙겨가기도
진경준 검사장(49·구속)의 금품수수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자신의 가족, 친구들과 떠난 해외여행 경비까지 넥슨 측에 떠넘긴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진 검사장은 여러 해 동안 가족 또는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떠나며 넥슨 측으로부터 항공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처음에는 김정주 NXC(넥슨 지주회사)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선의로 여행경비를 건넸다. 그러나 이후 진 검사장은 김 회장과 상의도 하지 않고 넥슨이 거래하는 여행사에 전화해 항공권을 받아갔고 김 회장이 비용을 대신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이런 관계에 비춰 진 검사장은 김 회장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존재였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허물없고 각별한 사이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진 검사장이 재력가인 김 회장에게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했고, 김 회장은 힘 있는 진 검사장에게 싫은 소리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대가로 진 검사장은 수시로 넥슨의 ‘해결사’ 역할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 수사당국이나 금융당국을 통해 넥슨 관련 수사 정황을 알아봐 주거나 김 회장 또는 넥슨이 연루된 사건에 변호인을 소개해줬다는 관계자들의 증언도 나오고 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