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강원도 원산 선착장의 고급식당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한 이탈리아인 요리사가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김 씨 일가 등 고위층이 이용한 호화요트의 내부 시설에 대해 증언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보도했다.
김정일 정권 시절 이 요트를 이용하는 최고 권력층의 전용 요리사로 근무한 에르마노 후라니스 씨는 “김정일 정권 시절 요트의 존재 자체가 비밀이었으며 요트 안을 보려고 할 때마다 경호원들이 고개를 돌리라고 했다”고 RFA에 말했다.
후라니스 씨의 증언에 따르면 1997년 원산에 정박해 있던 호화 요트는 큰 수영장과 3층 높이의 숙박시설, 감시탑으로 이뤄졌다. 요트는 직사각형 모양으로, 꼬리 부분에 승선장 입구가 있었으며 요트를 방문하는 최고 권력층은 내부 숙박시설 안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그는 “요트에는 여성 여러 명이 자주 방문했으며 그 중 일부는 요리사들이 쓰는 숙소 건물에서 함께 지냈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여성들은 저희에게 먼저 인사할 정도로 사교성이 좋았는데, 어느 날부터 인가 저희를 피하기 시작했다”며 “누군가가 여성들에게 외부인과의 접촉을 피하라고 지시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후라니스 씨는“그 여성들이 북한 권력층을 위한 접대원들이며 요트에서 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소문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건물내부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촬영한 인공위성 사진에도 여전히 원산 선착장에 요트가 정박해 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아버지의 요트를 그대로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간이 흐른 만큼 현재 요트 내부시설은 훨씬 더 사치스러워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북한 고위층에게 제공한 요리와 관련해 “근무 당시 북한 고위층이 이탈리아식 반건조 소시지가 들어간 살라미(Salami) 피자를 아주 좋아했다"며 "고위층은 기다리는 것을 싫어해서 항상 주문할 때 좋은 품질의 피자를 최대한 빨리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후라니스 씨는 이 같은 내용 등 북한 생활 경험을 담은 책을 곧 출간할 계획이라고 RFA는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