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11조 포함, 28조원 경기부양 투입]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추경에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포함되지 않는 대신 구조조정 지원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춘 사업들이 대거 들어갔다. 11조 원의 추경 중 9조8000억 원이 △구조조정 지원 △일자리 창출 및 민생 안정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재정 보강 등 4대 부문에 투입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2009년), 가뭄 대응(2015년) 등 본래의 목적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지역 민원성 SOC 사업을 추경에 끼워왔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나머지 1조2000억 원은 국가채무 상환에 활용한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40.1%에서 39.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 중 기업 구조조정 지원에 쓰이는 돈은 1조9000억 원이다. 정부는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국책은행 자본 확충 명목으로 한국수출입은행(1조 원)과 KDB산업은행(4000억 원)에 1조4000억 원을 출자한다. 이는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한 ‘자본확충펀드’ 이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추경이 집행되면 6만8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에게 12조 원의 정책자금이 지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들어 4년 동안 3번이나 추경을 할 정도로 추경 편성이 만성화되면서 해가 갈수록 그 효과는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정부가 전망한 추경 편성 효과는 ‘성장률 0.3∼0.4%포인트 제고’였지만, 올해는 비슷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했는데도 성장률 제고 효과가 0.1∼0.2%포인트(17조 원 재정보강책 효과 제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 부문에 활력을 불어넣는 구조개혁이나 규제 철폐 등 근본적 처방 없이는 성장률을 높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외상추경’ 논란도 예상된다. 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해 국채 발행이 아닌 초과세수와 세계잉여금(歲計剩餘金)을 추경 재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세수가 당초 본예산보다 9조8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해 이를 당겨쓰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하반기(7∼12월)부터 세수 여건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5월까지의 세수 흐름만을 근거로 외상추경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시적 재정 수입 증가를 잘못 해석해 나라살림을 운용하면 구조적 재정적자를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