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사무엘 비외르크 지음/이은정 옮김/644쪽·1만5800원 황소자리
다시 북유럽 스럴러다. ‘밀레니엄’의 소설가 스티그 라르손,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작가 요 네스뵈 등으로 국내 독자들도 북유럽 작가에게 낯을 익힌 터다. 마니아도 적지 않다. 사무엘 비외르크의 ‘나는 혼자 여행 중입니다’도 북유럽 특유의 서늘하고도 그늘진 분위기가 소설 전반에 흐른다. 당연히, 색다른 매력이다.
나무에 매달린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 뒤 이 사건을 맡은 사람은 50대 수사관 홀거 뭉크다. 사건을 풀기 위해 그는 과거의 파트너 미아 크뤼거를 불러낸다. 미아는 마약 중독으로 죽은 쌍둥이 동생에 얽힌 상처와 오랫동안 싸워왔다. 쌍둥이 동생에게 마약을 공급한 남자를 자신이 죽여 버린 데 대해, 자기 안의 악마성을 두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어린아이들을 잇달아 죽이는 잔혹하고도 영리한 범인을 찾는 중에 미아는 자신의 삶을 갉아먹는 내면의 악마와도 맞서야 한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