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설립하는 ‘경희미래창조스쿨’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독립연구 과목을 듣는 ‘메리오케스트라’팀이 지난해 12월 경희의료원에서 ‘환우를 위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경희대 제공
경희대는 미래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9월 ‘경희미래창조스쿨’을 설립한다. 경희미래창조스쿨은 경희대 교양교육의 방향을 제시해온 후마니타스칼리지의 발전 모델인 ‘후마니타스칼리지 2.0’과 올해 출범할 ‘인류문명 클러스터’와 협력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네 미래를 창의적으로 기획해 봐”
경희미래창조스쿨은 학생이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기획할 수 있도록 △취업 △창업 △NGO/NPO △새로운 삶의 방식 등 네 분야의 지원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또 학생의 사회 진출을 전방위에서 돕기 위해 △교육 △현장실습 △정보제공 △대외협력 부문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중핵 I’은 학생이 자기성찰과 미래예측 능력을 배양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미래학, 문명론, 뇌과학, 생태학, 인류학, 도시학 등 기존 교양과 전공 단위를 넘어 추가 교과를 배치해 학생이 주체적으로 전환 설계를 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중핵 II’는 미래를 기획하는 구체적이고 현장성 있는 역량 배양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사회혁신, 디자인 사고력, 캡스톤 디자인 등의 수업을 통해 소통과 협업, 문제해결, 가치창출 능력을 고루 갖추게 한다.
‘취업 트랙’은 기업 인턴십과 산업체 연계 강의를 강화할 예정이다. ‘창업 트랙’은 전공연계 창업 지원과 소셜벤처 육성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NGO/NPO 트랙’은 지구적 이슈에 대한 창의적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게 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 트랙’은 예술, 도시농업, 귀농 등 대안적 삶의 모델을 모색할 수 있게 지원한다. 새로운 삶의 방식 트랙에서는 인도 오르빌의 새로운 도시 공동체 실험에 주목해 ‘오르빌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다.
경희미래창조스쿨은 다양한 분야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오픈 랩도 운영할 계획이다. 오픈 랩은 라운지, 스튜디오, 미디어 룸, 정보지원 룸(소규모 라이브러리) 등으로 쓰이는 동시에 비즈니스와 사회적 기업 인큐베이팅, 프로젝트 공모, 사회진출 캠프, 전문가 특강 용도로도 활용된다.
정보지식 네트워크, 인적 네트워크(동문 및 전문가 멘토단),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 경희 출신의 인적 자원이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되는 것으로 진로 설계에 중요한 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후마니타스칼리지 2.0과 연계
경희미래창조스쿨 출범의 배경인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올해 ‘후마니타스칼리지 2.0’과 함께 새롭게 도약한다.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학생 학습권을 보장하는 독립연구 교과를 신설해 교수와 학생 간 일방적 교육 방식을 쌍방향적 방식으로 전환한다.
또 중핵 교과에 과학 분야를 추가하고, 자유교양 트랙과 신입생 세미나(서울캠퍼스)를 만들었다. 미래학, 과학사, 예술철학 분야의 국내외 석학을 적극 영입하고, 연계협력 클러스터와 협력해 융복합 교과와 실천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독립연구에서는 학생이 개인 또는 팀을 구성해 자율적으로 연구 과제를 설계하고, 직접 섭외한 담당교수의 지도 아래 한 학기 동안 탐구한 뒤 평가를 받는다. 독립연구 주제는 연구(전공·교양), 실천, 참여, 창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이 자유롭게 기획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경대학 학생 3명으로 구성된 ‘네팔프로젝트’팀은 지난해 4월 지진 피해를 겪은 네팔 지역의 임시학교에 도서와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들은 교육 지원뿐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기금 모금, 메디피스·EPF-Nepal 등 NGO 단체와 연계 협력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메리오케스트라’팀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엘시스테마를 배운 학생들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을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대학생 오케스트라-클래식 문화봉사 플랫폼’을 주제로 문화자원봉사 활동의 지속 가능성을 탐구 중이다. 이들은 지역사회와 청소년, 대학생이 오케스트라를 구성할 때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연구하고 해외 사례를 경험한 뒤 국내 문화자원봉사 플랫폼 정착 기획안을 만들 계획이다.
경희대의 독립연구의 장점은 국내 대학 최초로 교양과 전공을 불문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개설됐다는 점, 창의적 연구·실천 영역을 학생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는 점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의 시민교육 교과와 함께 고등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