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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조국 대한민국에 메달을”…귀화 전지희·장금영의 ‘코리안 드림’

입력 | 2016-07-24 15:14:00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 204명 가운데는 귀화선수가 2명이 있다. 탁구 전지희(24)와 사격 장금영(36)이다. 두 선수 모두 중국 출신으로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이번에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중국 허베이성 랑팡에서 태어난 전지희는 7세 때 탁구를 시작해 청소년 대표까지 뽑힌 유망주였다. 하지만 등록 선수만 3000만 명이 넘는다는 중국에서 성인 대표가 되기란 하늘의 별 따기. 17세 때인 2009년 한국에 와 외롭고 고단한 연습생 생활을 견뎌낸 뒤 2011년 일반 귀화시험을 거쳐 한국 국적을 취득했다. ‘텐민웨이’라는 중국 이름 대신 ‘희망을 알다’란 뜻의 지희(知希)라는 한국 이름을 가졌다. 그는 “탁구를 계속 하고 싶어 한국에 왔는데 이렇게 올림픽까지 나가게 돼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국제 규정에 따라 3년 동안 국제대회에 나갈 수 없었던 전지희는 2014년 처음 한국 대표팀에 뽑혔다. 세계 랭킹 11위 전지희의 올림픽 목표는 탁구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멀티 메달’을 따는 것이다. 한 달 가까이 태릉선수촌과 경기 양평에서 합숙훈련을 해온 전지희는 왼손 셰이크 홀더여서 오른손잡이를 상대로 한 경기에서 공격 각도를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단체전 복식에서는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다. 리우로 출국할 때 가방에 챙겨갈 애장품을 물으려고 “꼭 갖고 가고 싶은 물건이 무엇인지”라고 말했더니 그는 “라켓이다. 그게 없으면 경기를 할 수 없다”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김치찌개를 좋아한다는 전지희는 “남은 기간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데 모든 힘을 쏟아 붓겠다”고 말했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 출신인 장금영은 2006년 한국인 사격 지도자와 결혼을 한 뒤 2009년 한국 국적을 얻었다. 6세 딸과 5세 아들을 둔 장금영은 중국에서 대표 선수를 할 만큼 뛰어난 실력을 지녔지만 그동안 올림픽과는 인연이 멀었다. 리우 올림픽 50m 소총 3자세에 나서는 장금영은 역대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사격 여자 대표선수 중 최고령이다. 치열한 국내 대표 선발전에서 쟁쟁한 후배 선수들을 모두 제쳤을 만큼 뛰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장금영은 “내 종목에서는 한국이 아직 올림픽 메달을 못 땄다고 들었다. 내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서로 만난 적이 없다는 전지희와 장금영은 이번 주 태극마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리우를 향해 출발한다. 종목과 나이는 다르지만 두 선수는 마음속으로 이미 올림픽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지켜보는 장면을 그리고 있을지 모른다.

한편 탁구 안재형(51) 코치와 골프 안병훈(25)은 리우올림픽 한국 선수단의 유일한 부자(父子)로 출전한다. 안 코치는 “골프는 개인 종목이라 (안)병훈이도 단체 생활이 낯설 수 있다. 선수촌에서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역도 원정식(25)과 윤진희(30) 부부도 동반 출전 가족 대열에 합류한다. 교포 선수로는 일본에서 건너온 안창림(22)이 유도 금메달을 노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