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백 6단 ● 루카스 크레이머 6단 8라운드 3보(45∼54)
흑 45는 정수. 46의 곳에 둬 백이 귀에서 사는 맛을 남겨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백 48로 붙이는 수가 현란한 수법. 백은 우상에서 사전 공작을 펼친 뒤 상변 흑 한 점을 공격하려 하고 있다. 그런 백의 의도에 반발하기 위해 흑은 49로 바싹 다가섰다.
하지만 흑 49는 어땠을까. 백 50을 선수하고 52로 단수하자 흑 귀에서 오히려 백이 활발한 모습을 갖췄다.
흑 49는 참고도 흑 1처럼 귀부터 단속해 놓는 것이 좋았다. 백 2를 선수하고 4로 벌리면 백이 원하는 바를 얻었지만 흑도 5까지 두텁게 둬 불만 없는 모습이다. 나중에 ‘가’로 치중하는 수단도 강력하다.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는 게 바둑의 이치인데 너무 자기 몫을 크게 챙기려다가 손해 보는 일이 적지 않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