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 서장원 기자 yankeey@donga.com
이라 몽골 출신 다문화여성연합 대표
최근 외국인들도 유학이나 관광 또는 직업을 찾아서뿐만 아니라 건강검진, 출산 또는 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카자흐스탄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 러시아, 중국, 그리고 중동 국가들에서도 많은 의료 관광객이 오고 있다. 크고 작은 종합병원과 성형외과 병원들은 원어민 직원을 고용해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 수준이 높고 시설과 서비스가 좋다고 알려진 덕이다. 의료 관광 분야는 정부의 국가 기간 전략 사업으로 선정되었고,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환자 유치와 의료 해외 진출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는 국제의료관광학과를 신설했다고 한다. 의료문화의 글로벌화 시대라 하겠다.
병원도 경쟁해야 하는 시대다. 우수한 전문의, 고가의 검진 및 치료 시설, 최신의 치료 방법 외에도 이제 쾌적한 시설도 중요한 때다. 나에겐 한국의 의사들이 고마운 사람들이다. 한국 병원의 의사들은 참 친절도 하다. 정반대로 얘기하시는 분도 많지만 내가 다니는 내과, 이비인후과, 치과 의사들은 한결같이 친절하다.
“그러니까 나으실 수 있다는 얘기죠? 다리는 절단하지 않아도 되고?”
“맞아요, 수술 때 열어 봐야 최종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했지만 거의 확신한다고.”
눈물이 났다. 병실에서 초조히 기다리고 계실 아버지께 뛰어갔다. 수술 후 한 달 만에 아버지는 웃으며 퇴원하셨다. 몇 년이 지난 현재 아버지는 몽골에서 고속도로 현장 소장으로 일하고 계신다. 지금도 뵐 때마다 한국 의사들 얘기를 하신다.
몇 년 전에는 남편이 입원했을 때 중국인들이 병원에 들렀다. 1층에 채혈실도 있고 영상조영실, 심장센터, 척추센터 등도 있지만, 반대쪽에는 넓고 잘 꾸며진 커피숍도 있고, 제과점도 있다. 가운데 로비에서는 한 달에 두어 번 그림 전시회가 열리기도 한다. 어떤 때는 하얀 예복을 입고 피아노 연주도 한다. 외국인 눈에는 신기한 장면이다.
“거기가 넓고 편해요. 머리 깎고 구내식당에서 밥도 먹고 올 수 있고. 거기 커피숍도 있어요.” 이 말을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 하고 생각했다.
이라 몽골 출신 다문화여성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