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주요 사안마다 러 입장 대변… 이번에도 “도핑 무관용” 원칙 뒤집어 獨 신문 “바흐는 푸틴의 푸들”
바흐 IOC 위원장(왼쪽)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집행위원회를 연 뒤 도핑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하지만 이 원칙은 불과 한 달 만에 깨졌다. 원칙대로라면 IOC는 국가적인 도핑 개입 사실이 드러난 러시아에 대해 리우 올림픽 출전 금지 조치를 내려야만 했다. 하지만 IOC는 러시아 선수단의 리우 올림픽 참가 여부를 각 종목 경기 단체에 넘기는 교묘한 방법으로 러시아에 대회 출전 길을 열어줬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도핑에 연관되지 않은 선수들의 보호야말로 내가 그동안 추구해 온 일”이라며 “이번 결정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25일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바흐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밀월 관계’를 꼽았다. 두 사람이 밀접한 사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2013년 바흐가 IOC 위원장에 당선됐을 때 가장 먼저 축하 전화를 한 사람이 푸틴 대통령이다. 2014년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겨울 올림픽을 계기로 두 사람은 여러 차례 만나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두 사람이 다정하게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여러 차례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주요 사안이 생길 때마다 러시아의 입장을 대변해 온 바흐 위원장에 대해 독일 일간지 빌트는 “푸틴의 푸들”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