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낙선 죄인이지만 역사적 소명” 어제 상경… 당권도전 선언 초읽기
비박 주자들 돌발변수에 당혹… 사실상 ‘反김문수 단일화’ 선언

김 전 지사는 2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론을 더 들어보겠다”면서도 “당이 화합 속에서 혁신하는 데 헌신해야 한다는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에 머물고 있던 그는 이날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사의 한 측근은 “27일을 출마 선언의 디데이로 잡고 있다. 이르면 26일 전격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김 전 지사의 출마설에 비박(비박근혜)계는 동요하고 있다. 이미 비박계인 정병국 주호영 김용태 의원 등이 당권 도전을 선언한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23일 대구지역 당협위원장 모임에 참석했지만 이 자리에서도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김 전 지사의 출마는 비박계 표심을 흔들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지사가 4·13총선 당시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에게 패한 것도 출마 명분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지사는 “(낙선으로) 큰 죄를 지어 할 말이 없다”면서도 “역사적 소명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 전 지사와 함께 친박계 주류인 홍문종 의원도 27일경 당 대표 경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커 사전 컷오프가 당 대표 경선의 ‘1차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이 경선에 나서면 당 대표 후보 8명 가운데 3명이 탈락한다. 비박계 표심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김 전 지사와 출마 여부를 논의한 사실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전 대표 측 의원은 “김 전 지사가 비박계 후보 가운데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면 돕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전략적 제휴’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비박계 정문헌 전 의원은 25일 ‘아래부터의 혁신’을 주장하며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원외 인사로는 첫 도전이다.
이재명 egija@donga.com·류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