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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출신 투수도 승부조작 조사 받는다

입력 | 2016-07-27 18:49:00

스포츠동아DB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가?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다음 주 지방구단 선발투수인 A선수를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태양(NC), 문우람(상무), 유창식(KIA)이 승부조작을 인정했거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른 A선수가 등장한 것이다. A선수가 야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발각된 세 선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A선수는 고정선발로서 데뷔 이래 꾸준히 10승 이상을 거둬온 팀의 간판이다. 국가대표로 뛴 경력도 가지고 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소환 계획 자체를 확인해주는 것부터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보안상의 고려라고 볼 수 있다. A선수의 소환 계획 소식은 이미 26일부터 야구계에 퍼졌다. 야구계 관계자는 27일 “소속 구단측 요청에 따라 소환 날짜가 다음 주로 늦춰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야구가 없는 월요일(8월1일)이 유력한 소환 시점이다.

물론 소환이 곧 혐의 입증이라고 단언할 순 없다. 단, 의심만 받아도 치명적인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소환이 공개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선수와 소속구단에 엄청난 부담이다.
그러나 수사기관도 알아볼 것은 알아봐야 할 입장이다. 승부조작 사건의 속성상, 가담선수나 브로커가 잡힐 때마다 연루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브로커와 승부조작 선수가 점조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야구계에서는 A선수 외에도 같은 팀 B선수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또 별도의 브로커가 수도권 C구단 선수들과 스폰서로서 깊은 결탁을 맺어왔다는 얘기도 있다.

야구계 관계자는 “결국 야구선수들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세상 이치에 너무나도 둔감하게 살아온 탓이다. 스폰서 문화가 당연시된 야구계 풍토에서 유망한 선수들이 별 문제의식 없이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개탄했다.

승부조작 사건이 진행될수록 지명도 높은 선수들의 의혹이 떠오르고 있다. ‘야구도 인기 많고, 실력 좋은 선수들은 승부조작 수사망을 벗어난다’는 의심을 거두기 위해서라도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바라는 목소리가 뜻있는 야구인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그것이 당장 내상을 입어도 더 이상의 재발을 막는 최선의 길이기도 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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