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백 6단 ● 루카스 크레이머 6단 8라운드 6보(82∼95)
현재 국면에서 빈터로 남은 곳은 하변뿐. 백은 하변이 아니라 82로 우상 쪽에 손을 댄다. 우상 백이 당장 공격당할 말도 아닌데 너무 한가로운 것 아닐까. 하지만 이게 멀리 내다본 수. 잠재력이 풍부한 중앙 흑의 두터움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걸 미연에 방비한 것이다.
그런데 흑 83으로 하변에서 크게 벌릴 때 백 84가 어정쩡한 수였다. 참고 1도 백 1로 어깨 짚는 수가 좋은 삭감 수법. 흑 2로 거칠게 나와도 백 9, 11로 우변 백을 살리면 백 넉 점의 타개는 어렵지 않다.
흑 85의 응수타진이 좋은 타이밍. 이어 흑 87로 또 한 번 굴복을 강요한다. 여기서 참고 2도 백 1로 받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정수. 하지만 이렇게 얌전히 두면 흑에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고 판단한 백은 88로 최대한 버티고 나선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