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합헌]정부-정치권 보완책 고심
○ 여야 보완 시점 엇갈려
새누리당 김현아 대변인은 “김영란법은 우리 사회가 보다 투명하고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국민의 간절한 염원과 명령으로 만들어진 청렴 사회법”이라면서도 “부작용에 대한 안전장치는 여야가 계속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경 대변인은 “김영란법의 제정 취지가 헌법재판소에 의해 다시 한 번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김영란법 합헌 결정이 우리나라가 좀 더 투명하고 부패 없는 사회로 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문 전 대표 측은 전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우리 사회의 투명성이 제고되길 바란다”면서 “법 시행과정에서 농어민과 중소 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은 일단 법을 시행한 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보완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정부, 보완책 마련 잰걸음
시행 두 달을 앞둔 김영란법 시행령은 현재 법제처 심사만 남겨두고 있고, 심사가 끝나면 국무회의에서 의결, 공포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날 “9월 28일 법이 안정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시행령 제정, 직종별 매뉴얼 마련 등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이 이의 제기를 앞두고 황교안 국무총리의 양해를 구했다고 밝힌 것도 이런 절차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관계자는 “장관이 전면에 나선 것은 김영란법 개정을 위해 국회가 힘써 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해수부는 이날 수산경제연구원 농촌경제연구원 소상공인진흥원이 합동 분석한 결과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한 수산업 피해가 연간 6000억∼7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 시행 전 개정 동력 상실한 정치권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여야는 부작용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국민 여론을 의식해 헌재 결정을 관망해 왔다. 하지만 이번 헌재 결정으로 여야가 당장 법 개정에 나설 동력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김영란법 개정안이 4개가 발의돼 있다. 주로 농축수산물과 가공품을 금품 수수 금지 품목에서 제외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시행이 불과 두 달밖에 남지 않아 법 시행 전 개정은 물리적으로도 쉽지 않다. 추가경정예산을 두고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9월 정기국회에서나 법안 심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더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합헌 결정이 난 법안을 시행하기도 전에 개정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우경임 woohaha@donga.com·강경석·한우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