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외무상, 라오스에 “의장성명 고쳐달라” 요구 한국 등 반대로 무산 … 28일 빈손으로 귀국길 올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했던 이용호 북한 외무상이 폐막 이후에도 라오스에 머물며 의장성명 수정을 시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당국자는 29일 “북한은 ARF 의장성명 발표 후에 라오스 측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지만 라오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폐막 이튿날(27일) 채택된 의장성명은 북한 도발 규탄과 유엔 결의 준수 촉구 등 한국의 요구를 대거 반영했지만 북한의 주장은 전혀 담지 않았다. 북한은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김정은의 인권유린 책임론을 배격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외무상은 28일 숙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장성명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라오스 외무성에 가서 다시 좀 알아보라”고 말해 성명 내용이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같은 날 오전 라오스는 한국을 비롯해 각국 대표단에 추가 협의를 위해 모일 것을 요청했다.
앞서 26일 라오스 외교장관 주최로 열린 환영만찬에서는 ‘북한 외무상과 나란히 앉을 수 없다’며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청한 외교장관이 있었고 이에 따라 실제 자리가 바뀐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숭호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