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트레인/패티 스미스 지음·김선형 옮김/324쪽·1만5000원·마음산책
펑크록의 대모, 미국 음악가 패티 스미스(본명 퍼트리샤 리 스미스·70) 말이다. 그의 1집(1975년 ‘Horses’) 첫 곡은 이렇게 시작한다. ‘예수는 누군가의 죄를 대신해 죽었지/나의 죄는 아니었어’. 시 짓기와 펑크록 작곡을 둘 다 수준급으로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책은 작가 겸 음악인인 스미스가 꿈 환상 현실, 르포와 자동기술법의 경계를 오가며 써낸 에세이다. 스미스의 팬이 아니라면 두서없는 이 일기장을 들추는 데 참을성이 필요할지 모른다. 괴짜의 신변잡기를 20페이지쯤 견뎌내면 마구 쏟아놓는 편린이 실은 퍼즐 조각임을 깨닫게 된다. 음악인이고 자시고 이 인간, 꽤나 대단한 작가란 생각과 함께.
2009년 여름, 경기 이천의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선 스미스는 오른손에 든 전기기타를 왼손 검지로 가리킨 채 객석에 외쳤다. “이것이, 나의, 무기야.” 책을 통해 스미스는 그날의 선언을 갱신한다. ‘망상과 기록, 이것이, 나의, 무기야.’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