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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사기동대’ 이선빈 “역경의 시간들, 지금은 재밌는 추억이죠”

입력 | 2016-07-30 08:25:00

신인연기자 이선빈(22). 사진제공|웰메이드 예당


신인연기자 이선빈(22)은 케이블채널 OCN 금토드라마 ‘38 사기동대’에서 ‘꽃뱀’ 캐릭터인 조미주 역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해 낯선 얼굴은 풋풋하다. 그러나 연기하는 모습은 ‘애늙은이’ 같다. 겁 없고, 당돌함으로 똘똘 뭉친 극중 캐릭터와 그는 실제로 많이 닮아있다.

“역경을 많이 겪은 점이 비슷해서 재밌다. 사연이 많은 부분이 그렇다. 하지만 민주처럼 퇴폐적이거나 예의가 없진 않다. 하하!”

그의 말대로 이선빈은 굉장한 사연을 지닌 연기자다.

중학생 때는 육상선수로, 고교시절엔 아이돌 그룹의 연습생으로 3년 간 땀을 흘렸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고향인 천안에서 상경해 인터넷 쇼핑몰 모델과 프리랜서 모델을 직업으로 생활비를 벌었다. 그의 모습은 패션잡지에도 여러 번 실렸다.

모두 연기자가 되기 위한 과정이었다. 이선빈은 고1 시절 학교에 양해를 구해 4교시까지만 수업을 받고 근처 교회에서 연기연습을 했다. 여름에는 아예 학교를 휴학하기도 했다. 연기자 김민기에게 직접 지도를 받으며 열정을 불태웠다.


신인연기자 이선빈(22). 사진제공|웰메이드 예당


이선빈은 “공부로는 아닌 것 같고. 원래 제가 일단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이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문제를 일으키는 학생은 아니었다. 사실 대학갈 형편도 아니었다”고 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잘한 선택이다.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하며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해 사람 대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이 현재 연기자로 활동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밤송이처럼 뾰족뾰족했는데, 점점 둥글둥글해지고 있다. 많이 깨지고 데이면서 변했다.”

어린 나이에 겪은 자신의 고생담을 “1시간으론 부족하다”며 열변을 토해내지만 얼굴은 웃고 있다. 그는 “사우나에서 1년 동안 지내기도 했다. 지금 떠올리면 재밌는 시간이었다”며 “힘들고 마음 아픈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했다.

다만 힘든 부분을 굳이 꼽자면 감정 소모다.

“체력적인 면에서는 스태프들과 비교했을 때 절대 힘들지 않다. 연기자와 카메라 감독 중에 누구의 등이 땀에 젖어있을까. 사실을 알면 힘들다는 티를 절대 낼 수 없다.”

이선빈은 스스로 “‘발연기’는 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마동석, 서인국, 송옥숙 등 함께 출연하는 선배들의 조언 덕에 “매력 있는 캐릭터로 그려지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런데 선배들은 미주를 챙겨주는 것인지, 저인지 모르겠다. 제가 미주를 통해서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겠지. 그렇다고 믿고 싶다. 하하!”


신인연기자 이선빈(22). 사진제공|웰메이드 예당


그리고는 “드라마의 인기에 제 역할도 포함되겠죠”라고 동의를 구하며 “분명 다시보기 조회수가 높은 데에는 저도 한몫 했을 것”이라며 웃는다.

남을 속이는 캐릭터인 조미주를 맛깔스럽게 표현했다는 데서 오는 자신감이다. 한창 오디션을 볼 당시 마땅히 머물 곳이 없었던 그는 사촌언니가 지내는 고시텔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그는 “관리인에게 들킬 것을 대비해 ‘언니 짐 가져다주러 왔다’ 등 둘러댈 ‘플랜’을 짰었다”며 “하지만 한 번도 걸린 적이 없다. 이때부터 남들 속이는 실력이 있었나보다”며 웃는다.

드라마는 종영까지 2회 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선빈은 초반만 해도 “새파란 핏덩이”라 “지레 겁을 먹었”다. 하지만 선배들의 용기에 힘입어 “하고 싶은 연기는 다 해보고” 마지막을 장식하려 한다.

스포츠동아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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