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그나로크만큼 국내 온라인게임 중 활발한 글로벌 진출을 진행했고, 또 성공을 거둔 게임도 드물다. 국내 게임시장은 물론, 일본,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 라그나로크는 그 특유의 시스템과 액션, 그리고 커뮤니티에 특화된 콘텐츠를 통해 전세계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더욱이 라그나로크의 IP를 활용한 게임들이 휴대용 게임기, 초창기 모바일 시장 등에서 액션, 롤플레잉 등의 장르로 등장하기도 했으며, 이중 ‘라그나로크 애쉬바쿰’과 같이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게임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IP 파워가 이대로 사라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었던 라그나로크가 세계 최대의 게임 마켓으로 떠오른 중국 게임시장에서 다시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라그 모바일’은 온라인게임이었던 원작의 그래픽을 모바일로 완벽히 구현해 놓은 것은 물론, 모바일게임 플랫폼에 최적화된 UI와 수준 높은 전투 시스템, 그리고 게이머들의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음성채팅, 애인 시스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여, 지난 CBT 당시 중국 현지 게이머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면 중국 현지에서 극찬을 받으며, 라그나로크의 그 때 그 모습을 모바일로 그대로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라그 모바일’은 과연 어떤 과정 속에 만들어 졌으며, 언제 한국 게이머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까?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드림스퀘어의 크레이지 COO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드림스퀘어 크레이지 COO
Q: 라그 모바일의 CBT를 진행 한 것으로 안다. 현지 게이머들의 반응은 어떤가?
A: 우선 중국 게이머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번 CBT 중 중국 게이머들의 스마트폰 사양이 낮아 시스템과 그래픽 문제가 조금 있었는데, 최적화 작업을 계속 진행 중에 있다. 다만 최적화라고 하지만 드림스퀘어와 심동이 추구하는 최고의 그래픽과 품질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 게이머들이 아직 게임을 플레이 해보지 못한 것으로 아는데, 온라인게임의 감성과 느낌을 모바일로 완벽히 구현했다. 걱정 놓으셔도 된다.(웃음)
A: 사실 그라비티를 통해 원작의 그래픽 소스를 받았고, 이를 사용하려 했다. 하지만 옛날 게임을 지금의 TV로 구동하면 화면이 깨지듯, 시대가 변하고 그래픽의 품질도 변한 만큼 어려움이 많았다. 때문에 새로운 플랫폼에 맞추어 완전히 새롭게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이 또한 게이머들에게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인데, 개발팀이 게임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남달라 보다 상급의 게임 콘텐츠를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 게임이 과거 라그나로크의 느낌을 불러일으키는지 확인하여 이를 반영하고 있다.
Q: 이야기를 들어보니 완전히 새롭게 게임을 만든 셈이다. 그렇게 개발 기간이 긴 것도 아닌데 어떻게 게임을 만들었는지?
A: 드림스퀘어와 심동이 가진 개발력의 결합이 그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드림 스퀘어 측에서는 70여명의 개발진이 투입됐고, 30여 명의 인원 정도가 그래픽 작업을 맡고 있는데, 이들 모두 심동 네트워크 측의 직원이다. 게임의 총괄 기획자가 ‘게임의 그래픽 소스를 어떻게 개발할까?’하고 고민한 뒤 아트 쪽에 2D 초안을 던지면 이를 3D로 구현하는 식으로 그래픽을 구현하고 있었는데, 심동 측의 직원과 같이 일을 하다 보니 효율이 좋아서 점차 심동 측의 비중이 커지게 됐고, 현재는 심동 직원들이 아트 부분을 전부 담당하고 있다. 이는 중국에서도 굉장히 드문 케이스다.
차이나조이 2016 심동 네트워크 부스
Q: 커뮤니티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어 있는지?
A: 라그 모바일의 경우 중국을 시작으로 각 국가별로 다른 서버에서 게임을 즐기겠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모든 글로벌 서버를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각국의 게이머가 서로 소통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자신의 캐릭터의 사진을 간편하게 찍어 이를 SNS와 같은 커뮤니티 게이머들과 공유하거나, 음성을 남기면 자동으로 채팅으로 변환시켜주는 시스템 역시 구현되어 있다. 이 때문에 거의 매일 CBT 패치가 진행 중인데, 이는 중국 평균 스마트폰 성능을 웃도는 수준이다. 게임의 퀄리티를 높이면서 게이머들의 편의성도 강화하기 위해 계속 피드백을 받고 있다.
사실 라그나로크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커뮤니티 기능이었다. 라그나로크는 PK나 PvP 같은 치열한 경쟁이 메인 콘텐츠인 게임과 달리 아닌 사랑과 추억이 존재했다. 때문에 이러한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중이다. 기대해도 좋다.(웃음)
A: ‘아이폰4’부터 게임을 원활하게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물론, 기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양이 중요한데, 최소 메모리 용량이 1기가 이상이어야 한다. 얼마 전 조사를 봤는데 현재 중국 게이머들의 스마트폰 보유 상황 중 50%가 1기가 이상, 나머지 50%는 1기가 이하의 메모리를 지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량.
Q: 라그나로크의 IP가 어떤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나?
A: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라그나로크는 기존의 MMORPG와 다른 독특한 그래픽과 따뜻함을 보유한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라그 모바일 역시 단순히 사냥하고, 레벨업하는 경쟁 시스템에서 탈피해 ‘애인 찾기’, 손을 잡고 함께 전투를 벌이는 등 아기자기 한 커뮤니티 기능이 구현되었다. 실제로 지난 CBT에서는 여성 게이머의 비중이 굉장히 높았다. 이점이 기존의 모바일 MMO와 차이점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아울러 장기간 중국 내에서 라그나로크의 IP를 활용한 게임이 없었다. 그래서 과거 라그나로크를 즐겼던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중국 포스터
Q: 원작에 비해 시스템 개선이 이뤄진 것이 있는가?
A: 원작과 ‘라그 모바일’이 완전히 같은 콘텐츠만을 지닌 게임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오해가 있을 수 있다. 모바일의 경우 그 자체의 플레이 방식이 있기 때문에 원활한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도록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많이 받고 있다. 여기에 라그나로크의 스토리를 어떻게 모바일로 표현할 것인지도 고민 중이다.
Q: 중국과 한국 외에도 글로벌 서비스 계획이 있는가?
A: 글로벌 서비스 의향은 있다.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의 중화권 지역이다. 두 번째는 동남아 시장이고 그 다음 북미, 유럽 등 기존 라그나로크 온라인이 인기가 높았던. 지역을 우선적으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현재는 그라비티와 논의하는 단계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단계로 진행할 지 정해진 것은 없다.
Q: '라그 모바일'의 런칭 일자는?
A: 중국 런칭은 최대한 이번 해 안에 끝내고 싶다. 하지만 다음에 진행할 테스트에서 받은 게이머들의 피드백을 적용시키는데 최소 3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퍼블리셔인 심동 역시 런칭 계획이 있기 때문에 이를 잘 맞춰야 한다. 정확한 날짜는 말하기 어렵지만, 10월 이후가 아닐까 생각한다.
드림스퀘어 크레이지 COO
Q: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A: 한국은 매우 크고 복잡한 시장이다. 일단 중국 현지에서 성공하고, 그 다음 한국 시장을 노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는 라그나로크의 IP를 제공해준 그라비티라는 훌륭한 개발사가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루트로 한국의 시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Q: 차이나조이 2016에서 가장 큰 이슈는 단연 VR이다. 중국 개발사들은 VR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A: 개인적으로는 “아직 멀었다”라고 생각한다. 현재 VR이 붐처럼 일어난 것은 자본이 계속 유입이 되기 때문에 이를 포착한 미디어들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VR은 일반 게임기와 다르게,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어 피로감을 주며, 기기를 따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도 비싸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현재 중국에는 VR 개발사가 굉장히 많이 생기고 있고, 또 그 만큼 많은 투자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는 스타트업의 상황이고, 규모가 큰 기업들은 내부 개발팀을 꾸리는 정도의 수준이다. 아직은 VR 시장이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이들이 꾸준하게 성장하면 놀랄만한 콘텐츠를 만들어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디 VR 시장이 빠르게 발전해 나의 편견을 깨주길 바란다.(웃음)
Q: 라그로크 모바일을 기다리는 게이머들에게 한마디
A: 먼저 게임을 개발 중인 드림스퀘어를 응원해 주시길 바라고, 많은 분들이 기다려 주시는 만큼 ‘라그 모바일’의 퀄리티에 대해 실망시키지 않겠다. 15년 전 그때 그 시절 처음 느꼈던 추억의 감정을 완벽하게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