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의 ‘제30회 최고경영자(CEO) 하계포럼’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하반기(7~12월)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던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갑자기 한숨을 내쉬었다. 준비해 온 발표자료 중 ‘4대 구조개혁-공공개혁, 교육개혁, 노동개혁, 금융개혁’이라고 쓰인 페이지가 나왔을 때였다.
“노동개혁이 가장 중요한데…. 답답합니다. 그리고 송구스럽습니다.”
유 부총리는 이어 “이른바 좌파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올랑드 정부도 지난해 대통령 직권 통과라는 무리수까지 두면서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며 “(노동시장 개혁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에서는 일자리를 늘릴 수 없다”며 “여야가 되고 안 되고를 따질 문제가 아니라 노동개혁 4법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고령화와 저출산이 겹치면서 돈은 있는데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후에도 계속 저축을 하다보니 소비가 계속 줄어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2%대의 잠재성장률로 고령화 위기를 잘 넘을지 의문”이라며 “경제 구조개혁으로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평창=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